국내 연구진이 당뇨병 환자의 우울증 여부를 판별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제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 연구팀은 2014~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수집된 3만1000개의 설문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당뇨병 환자에서 우울증을 탐지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이상으로 혈액 내 포도당 농도가 높게 유지되는 질병이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을 비롯해 신장 기능의 저하로 몸에 독성 물질이 쌓이는 만성신부전증, 주요 실명 원인으로 꼽히는 녹내장 등 각종 합병증을 유발한다.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인 만큼 일상에서 혈당 관리를 하며 느끼는 압박감으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한 편이다. 의학적으로 당뇨병 환자는 우울증 위험이 약 두 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교수는 "우울증이 혈당 관리를 방해하고 합병증과 사망 위험을 키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에 이기헌 교수팀은 당뇨병 환자의 건강과 스트레스에 대한 주관적 인식, 소득 등이 담긴 설문 조사 결과를 AI에 학습시켜 우울증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한 진단 모델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알고리즘 중 '서포트 벡터 머신'(Support Vector Machine)' 방식은 당뇨병 환자의 우울증 여부를 87.9%의 정확도로 측정해냈다. 이번 연구에서 이 교수팀은 우울증을 판단하는 요인 중 △건강 상태에 대한 주관적 인식 △스트레스 인식 강도 △스트레스 인식 비율 △소득 수준 △활동 제한 등의 순으로 비중이 크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이 교수는 "당뇨병이 우울증을 일으키고 우울증이 다시 당뇨병 관리에 악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에 빠지기 전 이를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최적의 머신러닝 방식을 규명하고, 우울증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들을 밝혔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