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의협 집행부 사퇴해야" 반발…독자노선 강조
의협 "질타의 목소리 인지…여러 의견 경청할 것"
"모집인원 조정해 증원 최소화해야" 주장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안을 두고 의사 집단 내부 갈등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정원 결정에 참여해 온 대한의사협회(의협) 측이 일단 대정부 방향성을 두고 수위 조절에 나선 가운데, 전공의 단체에선 의협 집행부 책임론을 거론하며 사퇴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은식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부회장은 전날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위원직을 반납하며 의협 집행부의 사퇴를 요구했다. 전날 의협은 거버넌스 회의를 비롯해 정기 상임이사회와 대의원회 운영위를 연이어 진행했다. 주요 논의 안건은 지난 10일 결정된 '연평균 668명' 의대 정원 확대 계획 관련 의료계 대응책이었다.
정부안 확정 이후 침묵을 유지했던 전공의 단체는 대응 방식에 대해 의협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은식 부회장은 전날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 등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 "의대 증원이 전공의·의대생 뜻과 다르게 결정됐음에도 김택우 회장 등 의협 집행부는 위기만 모면하려는 면피성 행동만 한다"며 "자리보전에 매달리는 의협 집행부는 반성하고 모두 사퇴하라. 전공의들은 의협과 함께 가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대전협 측은 대의원회 운영위 전 열린 거버넌스 회의에도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의정 사태 중심에 섰던 전공의들이 독자 노선을 강조하면서 의사집단 내부 잡음이 커질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전협은 오는 14일 비대면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의대 증원 등 의료계 현안 대응책을 논의하겠단 입장이다. 정정일 대전협 공보이사는 본지에 "대전협은 원래부터 (대정부 방향성에 대해)독자 노선이란 입장을 유지해왔다"며 "14일 총회 이후 정리된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협 집행부는 이 같은 책임론을 인지하고 있단 입장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의에 "증원 발표 후 집행부를 향한 여러 질타의 목소리가 있단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지금은 여러 직역의 여론을 수렴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의협은 이날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특별위원회 회의,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의 등을 진행해 향후 대응책 관련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김 대변인은 "의대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협이 노력했던 내용을 정리 중"이라며 "관련 내용을 내부에 공유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대외적으로 하나의 뜻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협은 이날 정부를 향해 △사전 모집 인원 조정을 통한 2027학년도 입학 정원 증원 최소화 △의학교육 전문가·교육 당사자가 참여하는 의학교육 협의체 구성 △의정협의체 즉시 발족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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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의협은 결정된 의대 정원은 되돌릴 수 없지만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 실제 모집 인원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첫해(2027학년도) 증원분인 490명도 조정이 필요하다"며 "교육 환경과 지역 환자 수 등을 고려해 실제 모집 인원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학교육 협의체와 의정협의체 구성에 대해선 김 대변인은 "현재 의학교육 자문단이 있지만 실질적 권한을 확대한 의대 교육 논의를 위한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며 "의정협의체의 경우 각 사안 관련 결정 구조를 효율화하고 보다 실무적 대안 제시를 위해 필요한 조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