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사망원인(1위는 암) 2위가 심장질환, 4위가 뇌혈관질환이다. 그중에서도 심근경색과 뇌졸중은 골든타임을 놓치면 발병 당일 사망하거나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갈 수 있어 치명적이다. 그런데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한번 겪어 살아난 사람이 또다시 겪는 '재발률'이 최근 9년 새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에 따르면 2023년 심근경색 발생 건수는 3만4768건이었다. 그중 남자(2만5982건)의 발생 건수가 여자(8786건)보다 3배 가까이(2.9배) 많았다. 같은 해 뇌졸중 발생 건수는 11만3098건이었는데, 남자(6만3759건)가 여자(4만9339건)보다 1.2배 더 많았다.
주목할 건 '재발률'이다. 2023년 전체 심근경색 환자 가운데 재발생 심근경색이 발생한 비율(분율)은 9.6%로, 2014년보다 6.5%포인트(P) 증가했다. 재발생 뇌졸중의 발생 비율은 25.3%로, 2014년(22.9%)보다 2.4%P 증가했다.
성별 특징은 미세하게 달랐다. 심근경색 '첫 발생'과 '재발생' 건수는 모두 남자에게서 많았던 반면 뇌졸중의 경우 0~79세에선 남자에게, 80세 이상 어르신 중에선 여자에게 재발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또 심근경색 발생 후 30일 이내 사망한 분율(30일 치명률)은 2023년 8.9%이었다. 심근경색증 발생 이후 남자 7.4%, 여자 13.5%가 30일 이내 사망했다. 심근경색 발생 후 1년 이내 사망한 분율(1년 치명률)은 2023년 16.1%였다. 심근경색증 발생 이후 남자 13.5%, 여자 23.6%가 1년 이내 목숨을 잃었다.
뇌졸중 발생 후 1년 이내 사망자 분율(1년 치명률)은 2023년 19.8%이었다. 남자 18%, 여자 21.6%가 뇌졸중 발생 후 1년 이내 사망했으며, 65세 이상에서 뇌졸중 발생 후 1년 이내 31.2%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 근육은 '관상동맥'(왕관 모양의 동맥혈관)이라 부르는 혈관 세 가닥을 통해 산소·영양분을 공급받으면서 혈액을 매일 전신으로 펌프질한다.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 근육에 피가 공급되지 않으면 심장근육의 조직·세포가 죽어 통증이 나타나는데 이게 심근경색이다. 급성 심근경색의 초기 사망률은 30%에 달하며, 병원에 도착해 치료받아도 병원 내 사망률이 5~10%에 이른다. 성공적인 재관류 치료 후에도 5년 생존율은 약 80%로 장기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뇌졸중은 뇌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져(뇌출혈) 그 부분의 뇌가 손상당해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이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심장내과 오승욱 교수는 "심근경색은 빠르게 치료해 상태가 호전되더라도 이미 심장 근육에 손상이 가해졌으므로 이전 상태로 100% 회복하기는 어렵다"며 "1년 이내 재발 위험이 큰 질환에 속하므로 꾸준한 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가 퇴원 후 재발을 막으려면 항혈소판제, 지질저하제, 베타-차단제 등 처방된 약을 꾸준히 먹고 주기적으로 심근관류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심전도 검사 등 심장 검사를 받으며 관리해야 한다. 고혈압·당뇨병이 있다면 혈압·혈당을 조절해 심근경색 재발 위험을 낮춰야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혈관의 염증과 동맥경화를 일으켜 심근경색을 재발하게 하므로 저지방 식이,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직·간접 흡연, 과음은 심근경색의 위험요인이므로 금연하거나 술은 한두 잔까지만 마신다.
뇌졸중도 한 번 걸린 이상 증상이 좋아졌다 해도 재발하기 쉽다. 뇌혈관이 이미 손상돼서다. 따라서 뇌혈관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손상된 혈관에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관건이다. 심근경색과 마찬가지로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정상 범위로 조절해야 한다.
뇌경색 환자는 재발 방지를 위해 아스피린 같은 항혈소판제,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를 계속 투여해야 한다. 항혈소판제의 뇌졸중 재발 방지 효과는 25% 정도이고, 심장병에 의한 뇌졸중(색전증)인 경우 항응고제를 지속해서 사용한 경우 뇌졸중 재발을 66%나 줄일 수 있다고 알려졌다. 경동맥이 동맥경화로 인해 심하게 좁아진 경우, 이를 수술하면 뇌졸중 재발 방지에 도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