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심리 찔렸다… 주사기 품절대란

홍효진 기자
2026.04.21 04:56

중동발 나프타 수급위기에 정부 매점매석 금지
식약처 "생산량 및 재고량 충분, 단속 강화"

20일 오후 1시30분 국내 온라인 의료 소모품 A쇼핑몰 화면. 주사기와 수액세트가 품절된 상태다. /사진=해당 쇼핑몰 웹사이트 캡처

정부가 의료용품 사재기를 막기 위해 대응에 나섰지만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요 제품의 품절사례가 이어진다. 길어진 중동사태가 불안심리를 자극해 미리 물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품목부족 현상이 반복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부 온라인 의료용품 쇼핑몰에선 여전히 주사기와 수액세트 등의 품절사례가 확인됐다.

최근 한 쇼핑몰은 주사기와 주사침 전품목에 대해 회원계정 1개당 주1회, 상품별 최대 5개로 구매범위를 제한했다. 이 쇼핑몰은 지난 15일 공지에서 "특정 고객에게 (제품 구매행위가) 편중되지 않고 폭넓게 공급하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수급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구매제한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의료소모품은 최근 중동사태 여파로 원료인 나프타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국내 현장수급에도 차질을 빚었다.

다만 정부는 생산단계에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일일 주사기 생산량은 지난 17일 오후 5시 기준 487만개로 14일(332만개)보다 47% 늘었다.

지난 14일 식약처가 '주사기·주사침 매점매석 행위금지 고시'를 발령하며 의료용품 제조·판매업자의 해당 품목 △과다보유 △판매기피 △특정 구매처에 과다판매 등 폭리목적 행위를 금지했는데 이후 확인된 수급동향에서 연이은 생산량 증가가 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병의원에선 주요 물품재고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안심리에 따른 사재기가 이어지며 일부 유통업체 중심의 가격인상과 품절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날 기준 경기 성남시의사회 모니터링에 따르면 관내 의료기관 99곳이 '의약품·의료제품·의료기기가 부족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정구의 한 의료기관은 "주사기, 니들(바늘), 수액 카테터(가느다란 의료용 관), 수액세트, 수액팩, 장갑, 알코올솜 등 온라인 도매상에서 판매하는 물품 대부분이 품절"이라고 전했다.

수도권의 한 가정의학과 의원 원장 A씨는 "주사기는 대부분 거의 1주일밖에 남지 않았다"며 "재고가 아예 없는 용량분의 주사기도 있어 마음이 급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반려동물 의료현장에서도 나타난다. 반려묘가 1년째 췌장염 투병 중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주사기 나비침을 100개씩 구입해 사용 중이었는데 지금은 판매 자체를 하지 않는다"며 "비싸게라도 사려 했는데 품절됐다고 해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지난 18일 예방의약품 및 의료용구 제조업체 한국백신과 주사기 물량확보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한편 20일부턴 유통현장에 대한 매점매석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이미 장기화한 불안심리를 잠재우기까진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살 수 있을 때 사놔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사재기성 수요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소모품 생산 자체는 통계상 안정적으로 유지돼도 현장에선 심리적 불안감을 쉽게 해소하기 어려운 눈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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