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년4개월 만에 부산에서 마주앉았다.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만남이지만 회담 장소는 부산 김해공항 공군기지 안에 마련된 접견장 나래마루였다.
나래마루는 김해 국제공항 안에 주둔하는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의 의전시설이다.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마련돼 정상 외교 장소로 활용돼왔다. 최근엔 리모델링도 마쳤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나래마루가 미중 정상회담 장소로 선택된 데 주목하며 전례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중국 지도자가 미군 공군기지를 경유해 주요 회의에 참석한 적은 있어도 공군기지에서 정상회담을 연 적은 없었단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에 중국으로선 이례적으로 나래마루가 정상회담 장소로 결정된 데에는 안전과 보안상의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봤다. 나래마루는 공항청사가 아닌 공군기지 안에 위치해 일반인 접근이 불가능하다. 또 김해공항 활주로에서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경호에 적합하다.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는 SCMP를 통해 "공군기지는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되는 보안이 매우 철저한 장소"라면서 "실제로 이곳에선 2006년 고위급 정상회의가 개최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어 한국에서 반중 혹은 반미 시위가 일어날 수 있단 우려도 작용했으리라고 언급했다.
두 정상이 동시에 한국에 있는 시간이 짧다는 점 역시 회담 장소 선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미중 정상회담 직후 한국을 떠났고,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담 직전에 한국에 도착했다. 이날 두 정상이 동시에 한국에 머문 시간은 정상회담이 진행된 약 1시간40분을 포함해 3시간이 안 됐다. 두 정상의 이동 일정을 고려할 때 공항에서 먼 장소에서 경호나 의전, 교통 등 여러 조건을 다 맞추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을 터다. 그런 점에서 활주로와 바로 연결되는 나래마루는 한정된 시간 안에 두 정상이 안전하게 회담을 진행하기에 적절한 장소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