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의 고문이자 최고 안보 책임자인 알리 라리자니가 사망했다고 이란이 공식 확인했다.
로이터와 이란 인터내셔널 등 매체에 따르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국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라리자니가 공습을 받아 숨졌다고 밝혔다. 아들과 경호원 여럿도 함께 목숨을 잃었다. 이란 민병대 바시지의 수장 골람레자 솔레이마니도 공습으로 사망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솔레이마니의 사망 소식을 발표하면서 "바시지 대원들은 살해 당한 지도자, 전사한 지휘관, 그리고 수많은 순교한 동포들의 복수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인터내셔널은 "현재 이란은 통일된 국가라기보다 분산된 체제로 운영 중"이라며 "지방 성직자 사회와 IRGC 사령관, 바시즈 민병대 등 지방 조직들이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리자니는 이런 파편화된 조직들을 중앙지휘체계와 연결하는 몇 안 되는 인물이었다"며 "라리자니의 사망으로 (이란 내) 혼란이 더욱 가속화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가디언은 "라리자니는 이란은 물론 중국, 러시아 등 외국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라리자니의 사망은)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사망보다 더 큰 손실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라리자니는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군 경력을 시작해 IRGC 장성까지 진급한 인물로, IRGC 군사 작전 수립과 정보 활동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4년부터 10년 간 이란 이슬람공화국방송공사 사장을 지내며 신정체제 개혁 운동을 탄압했다. 2008년부터 12년 간 이란 국회의장을 지내며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타결한 핵 협상에도 상당 부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12일 전쟁 이후 라리자니는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라리자니는 실질적인 통치 조직인 IRGC와 민선 정부 사이를 조율하고, 12일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국방 체계를 재정비하는 역할을 맡았다. 외교 입지도 상당하다. 가디언은 걸프만 외교에서 라리자니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이날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라리자니와 솔레이마니를 공습으로 사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