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럽 유사시 나토軍 지원 축소…폭격기 절반, 잠수함은 '제로'

윤세미 기자, 정혜인 기자
2026.05.27 16:10
트럼프 나토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위기 상황 때 지원할 군사 전력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고문 알렉산더 벨레스그린은 지난주 벨기에 브뤼셀 NATO 본부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 참석, NATO 신속대응 체계 NATO 전력 모델(군 모델)에 미국이 제공하는 군사 자산을 대폭 줄일 것이라고 회원국들에게 전했다. 이 모델은 유사시 단기간에 투입 가능한 병력·무기체계 등으로 이뤄진다. 미국은 여기에 전략폭격기와 전투기, 구축함, 공중급유기, 드론 등을 지원하도록 돼 있지만 이를 줄인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전략폭격기 규모를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전투기 제공 규모도 3분의 1가량 축소할 예정이다. 미해군은 NATO에 제공하는 구축함 수를 줄이고 잠수함은 더 이상 지원하지 않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미국은 유럽 NATO 회원국들이 정찰용 드론을 자체 확보하도록 하며 무장 드론 제공도 대폭 줄일 것이라고 슈피겔은 전했다. 미국은 다음달 초 계획된 NATO 전력생성회의에서 세부 계획을 추가로 설명할 전망이다.

미국은 이미 지난주 이 같은 입장을 NATO에 통보할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이렇게 되면 NATO 회원국에 대한 군사 공격 등 위기시 투입할 가용 병력에 차질이 생긴다. 유럽은 자력 안보에 또 한 번 비상등이 켜지는 셈이다.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고 있다고 거듭 비판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쟁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한 지원에 유럽 국가들이 소극적이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슈피겔은 트럼프 대통령이 NATO 회원국들을 자신의 정책 지지 여부에 따라 ‘말 잘 듣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로 구분한 명단까지 작성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미군의 유럽 철수가 이미 시작됐다고까지 평가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도움 없이 스스로 자국 안보를 지켜야 한다며 유럽 안보에서 미국의 개입을 줄이겠다고 경고해 왔다"며 "미군 전력 (지원) 규모 축소는 이런 정책이 실제로 이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신호"라고 짚었다.

한편 미국에선 무조건 유럽 병력을 줄인다기보다 인도태평양 등 다양한 전선으로 자산을 배치하는 것이란 설명도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주 스웨덴 회의에서 NATO 외무장관들에게 미국이 인도·태평양과 중동, 서반구 지역에도 안보 의무를 지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두 개 전선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 군 구조”를 갖추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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