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로켓 회수 '세계 2번째' 성공…그 뒤엔 10년 도전 있었다

왕양 기자, 안재용 기자
2026.07.19 06:00

[선데이모닝인사이트] 中 우주산업

[편집자주] 트럼프 2기 출범, AI의 발달, 기후변화 등 글로벌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는 매주 일요일 오전, 깊이 있는 시각과 예리한 분석으로 불확실성 커진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를 전달합니다.
창정10B 운반로켓이 점화돼 이륙하고 있는 모습/사진=중국항천과기그룹

중국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운반로켓 '창정10B'의 1단 로켓 회수에 성공했다. 창정10B의 1단 로켓은 분리 6분 만에 해상 회수 플랫폼 '링항저'호에 설치된 그물망에 포획됐다. 로켓 회수 성공으로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1단 로켓 회수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회수한 1단 로켓을 다시 우주에 쏘아 올리는 것에 성공하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로켓 재사용에 성공한 국가가 된다. 이번 성공은 10여 년간 이어진 중국의 로켓 개발과 여러 차례의 로켓 회수 실패를 통해 축적한 경험이 만들어낸 결과로 평가된다.

실패해도 멈추지 않는다…"처음부터 다시!"

이번 로켓 회수 성공의 주역 러우루량은 지난 2004년 중국항천과기집단(CASC) 제1연구원에 입사한 이후 로켓 개발에 20여 년간 몸담아 온 전문가다. 회수에 성공한 로켓 창정10B 총설계사를 맡았다. 창정5호·선저우 유인우주선·창어5호·톈원1호·중국 우주정거장 등 국가 핵심 우주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하며 대형 운반 로켓 개발 경험을 쌓았다. 중국항천과기집단은 중국의 우주개발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중앙정부 산하 초대형 국유 방산·우주기업이다. 록히드마틴·보잉과 나사(NASA)를 합친 조직의 성격을 갖고 있다.

그의 경력에서 가장 큰 전환점은 2017년 7월 창정5호의 두 번째 발사 실패였다. 당시 러우루량은 부총설계사를 맡고 있었다. 발사 직후 비행은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346초 만에 1단 YF-77 수소·산소 엔진 한 기가 정지하면서 로켓은 예정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발사 직후 예정됐던 축하 행사는 모두 취소됐고, 설계진은 곧바로 원인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이후 중국 우주개발 역사에서도 보기 드문 908일간의 '귀영(원점 재검증 작업)'이 시작됐다. 귀영은 문제 발생 이전 상태로 모든 가정을 되돌려 처음부터 다시 검증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 항공우주 분야의 대표적인 실패 분석 절차다.

처음에는 YF-77 엔진의 배기 통로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아니었다. 개량 시험 과정에서 유사한 이상 현상이 다시 발견되면서 분석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2019년 실시한 후속 시험에서도 비정상 진동이 검출됐다. 설계진은 모든 엔진을 다시 분해해 반복 검증을 실시했다. 결국 복합적인 열·진동 환경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를 찾아냈다. 40여 차례의 핵심 시험과 설계 개선을 거쳤다. 같은 해 12월 창정5호는 세 번째 발사에서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창정5호에서 얻은 기술과 개발 체계는 이후 창정10B를 비롯한 재사용 로켓 개발의 기반이 됐다.

창정10B 운반로켓 1단이 해상 그물망에 회수되는 모습/사진=중국항천과기그룹 홈페이지 영상 캡쳐
급증하는 위성 발사 수요, 재사용 로켓 시장 키워

창정10B 개발이 본격화된 배경에는 급증하는 위성 발사 수요가 있었다. 미국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을 기반으로 발사 비용을 크게 낮추며 스타링크 위성망을 빠르게 확대했다. 지난달까지 스페이스X가 발사한 스타링크 위성은 누적 1만 2000기를 넘는다. 이 중 약 1만 800기가 궤도 위에서 작동 중이다. 운용 궤도에 배치된 위성은 약 9000기로, 전 세계 저궤도 운용 위성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추격자 중국은 이와 유사한 국가망과 첸판 위성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비용이다. 향후 수만 기 규모의 저궤도 위성을 발사해야 하는 만큼 저비용·고빈도 발사가 가능한 재사용 로켓 확보가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저궤도 위성은 정지위성과는 달리 위성이 서서히 낙하해 언젠가는 지표면에 떨어진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로켓 발사가 빈번하다.

중국항천과기집단은 2025년 창정10B 프로젝트를 공식 착수했다. 개발팀은 창정10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을 계승하는 동시에 제품화·모듈화·표준화 설계와 범용 인터페이스, 디지털 협업 체계를 도입해 개발 효율을 높였다.

정부·민간, '어깨 걸고 같이'

중국의 재사용 로켓 기술을 중국항천과기집단 혼자서 개발한 것은 아니었다. 2015년 민간 자본에 우주산업을 개방한 이후 란젠항톈과 톈빙커지, 싱허둥리, 젠위안커지 등 민간 기업들이 재사용 로켓 개발에 뛰어들었다. 해당 기업들은 엔진 재점화와 수직이착륙(VTVL), 해상 회수 등 핵심 기술 검증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젠위안커지는 2025년 '위안싱저 1호' 검증형 로켓으로 해상 착수와 인양, 재사용 절차를 검증했다. 란젠항톈와 중국항천과기집단 연구팀은 같은 해 회수 시험 과정에서 실패를 겪기도 했다. 이러한 시행착오는 다양한 회수 기술을 축적하는 과정이 됐다.

국가 프로젝트 역시 같은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됐다. 창정10 계열은 올해 2월 회수 성공 자체보다 실제 비행 데이터 확보에 초점을 맞춘 저고도 비행 검증을 실시했다. 추진 제어와 자세 제어, 해상 회수 절차를 반복 검증한 뒤 설계를 보완했다. 그 결과 불과 5개월 뒤 창정10B는 첫 궤도 임무에서 세계 최초의 대형 액체운반로켓 해상 그물망 회수까지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공이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얻어진 성과가 아니라 단계별 검증과 반복적인 기술 축적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평가한다.

중국 우주 산업 상업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국가항천국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은 총 93차례 우주 발사를 실시했으며, 이 가운데 상업 발사는 50차례로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이른바 '상업우주'는 2024년 정부업무보고에서 처음 '신성장 엔진'으로 제시된 데 이어 2025년에는 '신흥산업'으로 격상됐다. 같은 해 국가항천국은 상업우주사를 신설하고, '상업우주 고품질·안전 발전 행동계획(2025~2027년)'을 발표해 상업우주를 국가 우주발전 전략의 핵심 분야로 포함시키며 산업 육성을 본격화했다.

이러한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산업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중국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CCID)은 지난 4월 사이디 포럼에서 발표한 '중국 상업우주 고품질 발전 동향 연구'를 통해 2025년 중국 상업우주 핵심 산업 규모가 1조100억 위안(약 222조 원)으로 전년 대비 약 7% 성장했으며, 2030년에는 약 36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양수타오 중국항천과기그룹 로켓 전문가는 지난 4월 열린 '중국 항천일' 행사에서 "로켓 재사용은 발사 비용을 크게 낮추고 발사 빈도를 높이는 핵심 기술이자 미래 대규모 우주 진출을 위한 필수 경로"라며 "반복 사용 능력은 향후 중국 우주 인프라 구축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발사통제실에 있는 러우루량(왼쪽) 창정10B 총설계사와 판루이샹 원사(오른쪽)/사진=중국항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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