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콤 시스템 에러, 거래량 증가 때문?

코스콤 시스템 에러, 거래량 증가 때문?

유일한 기자
2006.10.12 16:24

투자자들, 사고해명에 불신.."의도치 않은 치명적 실수" 의견도

지난 9일 발생한 코스콤(구 증권전산)의 정보시스템 오류의 근본적인 원인을 두고 의혹이 일고 있다. 코스콤측은 주가급락에 따른 거래량 증가때문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투자자들과 전산전문가들은 단순한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코스콤의 전산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스콤은 "거래량이 갑자기 급증하면서 낮 12시21분부터 32분까지 11분동안 개장직후 9시부터의 시세가 그대로 다시 전송되면서 발생한 사고였다"고 공식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173.0을 오가던 최근 12월물이 갑자기 5포인트나 높은 178.0선으로 폭등했고 11분간 유지됐다는 것.

코스콤 관계자는 전날 "주가 급락으로 거래량이 폭주했고 '지수선물시세분배시스템'의 IO(인풋-아웃풋) 메모리 용량이 부족해지면서 과거의 시세가 다시 분배되는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시스템 오류는 처음있는 일이며 사고가 발생한 9일 해당시스템의 데이터발생건수는 9월 일평균인 17만건보다 10만건이 많은 27만건이었다고 코스콤은 근거를 제시하기도했다.

결국 지수급락으로 거래가 몰리는 불가항력적인 현상이 나타나면서 유례없는 시스템에러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피해를 본 투자자들과 이번 사고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시스템에러가 발생한 직전의 거래가 코스콤의 주장처럼 많지 않았다"며 단순히 거래량 증가때문이라는 해명을 불신하고 있다. 증권사 HTS에 따르면 지난9일 사고 발생 10분전인 12시10분부터 20분까지 11분동안 선물시장 거래량은 9375계약으로 1분당 852계약이었다. 이에 비해 11시47분부터 52분까지 6분간 거래량은 1만9792계약으로, 13299계약이 거래됐다. 이날 거래량은 11시 50분을 전후로 지수가 수직 강하하면서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사고 발생 직전에는 이미 거래가 한풀 꺾인 상황이었다. 일시적인 거래폭주 직후 시스템에러가 발생한다는 상식적인 개념과 코스콤의 해명이 상당한 차이를 빚고있는 셈이다. 때문에 시장참여자들은 거래 때문에 예상치못한 시세 오류가 발생했다는 코스콤의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한 투자자는 "분명한 사실은 시스템 에러 직전의 거래량은 그렇게 많지 않았고 정상적인 수준이었다는 것"이라며 "코스콤이 자사의 전산시스템에 본질적인 결함이 있는데 이를 은폐하고 잘못을 시장으로 돌리려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 증시관계자는 "메모리가 부족해지면 체결이 늦어지거나 일시적으로 '다운'되는 게 일반적인 게 아니냐"며 "3시간전의 데이터가 재방송되는 일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다수의 증시관계자들은 "이번 사고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막대하고 전산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초래된 만큼 믿을 만한 제3자를 통한 사고원인 조사와 진상규명 그리고 피해보상이 뒤따라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산시스템은 주식시장을 지탱하는 중심축인데 10분 넘게 실제와 전혀 다른 시세가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문제는 단순히 보상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증권사 전산시스템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코스콤의 시스템을 일일이 뜯어보지 않아 정확한 에러의 원인을 알 수 없다. 다만 들리는 정황으로 볼 때 이번 사고는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전문가는 "통상 시세를 다루는 시스템은 '버퍼링'을 통해 일정한 용량이 다 차면 이를 비워내고 다시 새로운 데이터를 다루는 것을 쓰기 마련인데,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저장해둔 과거의 데이터가 재송출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전문가는 "좋은 시스템은 이론적으로 발생가능한 모든 경우의 문제를 차단하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면서 "그렇다고 해도 시스템다운도 아니고 장중 시세를 사실과 다르게 보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의도하지 않은 치명적인 실수로 비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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