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6월 합의' 물거품되나

미디어법 '6월 합의' 물거품되나

김은령 기자
2009.06.04 07:30

합의시점 열흘남아..정치권 입장 엇갈려 2차 충돌 우려

미디어법을 합의 처리하기로 한 6월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간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 개원 자체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갈등의 본질은 최대 쟁점인 '미디어법 처리'다.

여야간 충돌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 속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여진으로 처리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이 추모 열기가 남아있는 시점에서 미디어법 처리를 강행하기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 일정 등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3일 열린 3당 원내대표 국회의장 상견례자리에서 안상수 원내대표는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순연된 임시국회를 오는 8일 개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강래 원내대표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선행된 후 국회를 개원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같은 신경전은 6월 국회에서 맞붙을 '미디어 법 전쟁'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미디어법은 대기업(자산규모 10조원 이상)과 신문이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사업자(PP), 보도PP에 각각 20%, 30%, 49%의 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방송법 개정안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난해 한나라당이 미디어관련 법 개정을 공식적으로 추진하고 나서면서 시작된 갈등은 여야가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를 구성해 100일간의 의견수렴 기간을 거친 후 6월 국회에서 합의 처리키로 하며 한동안 잦아들었다. 100일 기한이 끝나는 6월 15일까지 미디어발전위가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간 합의점을 찾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한나라당은 합의대로 표결처리 요구하는 반면 민주당에서는 강행처리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악법 등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MB악법'을 즉각 철회하라"며 공세를 펼쳤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미디어법은 3당이 6월 처리하기로 약속한 만큼 존중해주리라 생각한다"며 다소 완화된 표현으로 표결처리를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미디어법 처리를 독단으로 하기에는 부담이 있는만큼, 향후 여론 추이를 살펴보며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한편 방통위가 오는 12월까지 종합편성PP를 선정키로 한 것도 변수로 꼽힌다. 방통위는 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이 처리된 이후 선정 기준, 신규종편PP 수 등의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야당과 언론단체 등은 "미디어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종편PP 도입을 발표한 것은 미디어법의 일방적인 추진을 뜻하는 것"이라며 "대기업에 지상파에 버금가는 종편PP를 허용해 재벌방송이 탄생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준지상파인 종편채널PP 도입을 공식화한 만큼 대기업·신문 소유 규제완화안 가운데 지상파 부분을 제외하는 등의 타협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반년이나 끌어온 미디어법으로 또 다시 국회 파행이 일어난다면 직무유기란 비판을 피할 수 없는만큼 여야의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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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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