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김상헌 대표의 미투&아이두 전략

NHN 김상헌 대표의 미투&아이두 전략

지영호 기자
2009.09.30 10:09

[머니위크 CEO In & Out]개방정책 펴는 김상헌 NHN 대표

“한바가지의 물이 되겠습니다.”

9월17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NHN DeView 2009'에서 김상헌NHN(221,500원 ▲1,000 +0.45%)대표가 꺼낸 말이다. 의아해하는 참석자들에게 김 대표는 ’마중물‘로 자신의 경영방향을 제시했다.

마중물이란 펌프 등에서 물이 나오지 않을 때 물이 잘 나오도록 붓는 물이다. 김 대표는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우물이 콸콸거리며 나올 수 있도록 한바가지의 마중물이 되겠다”며 NHN의 역할론을 폈다.

김 대표가 이야기한 마중물을 해석하자면 한마디로 개방의 의미다. 자사의 IT기술을 비롯해 정보 유통과 소셜 네트워크에 이르는 다양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네이버의 주요 콘텐츠와 서비스 관련 소셜 API(응용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공개해 외부 개발자들이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블로그 및 카페에 설치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개발자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용자가 사용하는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정보를 네이버 메인 화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캐스트’를 공개하는 등 개방의 범위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까지 넓히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네이버 초기화면에서 다음카페나 싸이월드의 신규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NHN은 이미 올해 상반기 ‘뉴스캐스트’, ‘오픈캐스트’ 등을 통해 기존 정보 유통 서비스를 네이버 메인 화면에서 개방해왔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김 대표가 개방정책에 대한 성과로 제시한 것도 이 부분이다.

김 대표는 “네이버의 뉴스캐스트 도입 후 3개월간 언론사는 최소 3배, 최대 10배까지 트래픽이 증가했다. 오픈캐스트 역시 개편 후 하루 평균 도착하는 사이트는 1000개, 링크 수는 4000개를 기록했다”며 자사의 개방정책으로 중소 독립 사이트와 언론사 등 파트너 업체들이 혜택을 보고 있음을 강조했다.

뉴스캐스트는 네이버 메인화면의 뉴스 편집권을 언론사 자율에 맡기고 트래픽의 분배를 유도하는 플랫폼이며, 오픈캐스트는 일반 이용자들이 인터넷의 정보를 모아 발행하고 다른 이용자가 마음대로 구독할 수 있는 일종의 정보유통 플랫폼이다.

◆미투데이, 김상헌의 미투전략?

최근 주춤했지만 올해 상반기 국내에는 트위터 붐이 크게 휘몰아쳤다. 인터넷 조사기관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지난 1월 1만4600여명에 그쳤던 트위터 방문자수가 8월에는 82만3000명으로 급증했다. 140자의 마술이 전 세계 네티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트위터의 독주가 쉽지 않다. NHN이 서비스하는 미투데이가 강력한 라이벌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미투데이는 9월15일까지 5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며 트위터의 강력한 대항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NHN은 2007년 론칭한 미투데이를 지난해 12월 약 22억원에 인수하며 트위터 추격전을 펼쳤다. 세계적인 인기를 실감한 NHN이 국내에서 미투 전략을 쓴 셈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NHN의 개방정책이 미투데이 활성화와 연계돼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확대되면 미투데이의 성장세가 가속화되리라는 시각이다.

김 대표 역시 이날 미투데이에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기조발언 마지막에 ‘별책부록’이라며 적극적인 미투데이 홍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미투데이가 독립사이트를 통한 협력제휴와 서비스 연동 등을 통해 더 빠른 발전과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힘을 실었다.

◆아이두 게임 활성화 포석?

글로벌시장의 또 하나의 거대 바람이 있다면 애플의 앱스토어다. 앱스토어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서비스다.

사용자가 직접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수익금도 챙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소프트웨어의 유통 단계를 생략하고 전 세계 유저를 대상으로 판매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업체인 컴투스가 홈런배틀 3D(출시명 베이스볼 슬러거 3D)로 앱스토어 스포츠부문 1위에, 게임빌이 베이스볼수퍼스타즈 2009로 구글폰 전용 안드로이드마켓에서 1위에 오르는 등 국내 소프트웨어가 선전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국내 최대의 게임 포털 한게임을 보유 중인 NHN으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대목. NHN 역시 3년 전부터 공을 들여 ‘아이두 게임’이란 플랫폼을 내놓고 현재 베타테스트 중이다. 내년 상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NHN의 개방기조와 맞물리면서 지원도 전폭적이다. NHN은 오픈API 발굴을 위해 1억5000만원의 콘테스트 상금을 내걸었다.

일단 대중화에 성공한다면 아이두게임은 앱스토어처럼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 될 확률이 높다. 국내 IT시장의 폐쇄성을 감안하면 네이버처럼 독주체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이번 NHN의 개방 조치는 균형 있는 웹 생태계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아이두 활성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비춰진다. 김상헌 대표가 강조한 상생을 위한 개방성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진정성 검증단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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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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