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해오면서 줄곧 정수장학재단은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아니면 사회로 환원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비영리 공익재단이긴 하지만 누가 운영하는가의 문제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장학재단이 '장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식 회고록 <성공과 좌절>에 담긴 내용이다. 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과거사 정리는 역사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나가는 데 필요한 만큼 '판단이라도 하고 넘어가자, 하다못해 이름표라도 갈아붙이자' 하는 것이 역사 정리가 아닌가 싶다"면서 "하지만 지금도 장물이 그냥 남아있고 그 주인이 정권을 잡겠다고 하는 상황까지 용납하고 받아들이려니 무척 힘이 든다"고 남겼다.
이처럼 노 전 대통령의 정치의식과 역사의식 등이 정리된 회고록은 1부 '이제는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와 2부 '나의 정치역정과 참여정부 5년으로 구성됐다.
1부 1장 '미완의 회고' 하이라이트는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 목차를 포함, 대강의 구성이 담긴 '성공과 좌절' 부분이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성공과 좌절은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작성한 9개의 장 제목과 47개의 소제목으로 구성된 목차와 항목별 질문 및 추가 문제제기를 담고 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이 구성의 마지막 장을 '인생이란 무엇인가'로, 장의 마지막 소재를'수양과 수련-사람들이 책을 보내준다. 성경, 불경 수련법에 관한 책들(중단)'이라고 남겨 여운을 더했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는 마지막 말에서처럼,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이처럼 끝을 맺지 못하고 있다.
2장 봉화 단상은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의 비공개 카페에 올린 글을 묶었고, 2부는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기록으로, 인권변호사 시절부터 한국이 지향해야 할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회고록은 전체 기조를 실패의 이야기로 잡고 있지만 '대통령의 실패가 곧 진보의 좌절이나 민주주의의 좌절'과는 거리가 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할 일이 있고 역사는 자기의 길이 있다'는 것이 고 노무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남기는 가장 큰 메시지다.
◇성공과 좌절/노무현 지음/학고재 펴냄/284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