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영원한 강자는 없다

[CEO칼럼]영원한 강자는 없다

서민 넥슨 대표이사
2009.11.10 12:04

얼마 전 일본 대형 비디오 게임업체인 닌텐도의 실적발표가 있었다. 상반기(4월~9월) 매출은 7조815억원, 순이익은 89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5%와 54% 급감했다. 이는 4년 만에 처음으로 보인 실적 감소였기 때문에 일본 전자업계는 물론 전 세계 게임업계가 받은 ‘쇼크’는 작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매출 하락 추세 속에 닌텐도는 얌전히 앉아만 있지 않았다. ‘위’의 가격인하와 자체 게임 타이틀 개발 강화, 액정 사이즈를 확대한 신형 닌텐도DS 발표 등 공격적인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의 우위를 유지하고 해외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 현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이다.

다방면의 투자와 새로운 시도를 지속 중인 전세계 게임업계 1위 업체와 비교해 보면, 한국 온라인 게임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은 아쉬운 점이 많다. 여전히 시장 내에는 비슷비슷한 종류의 게임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해외 시장을 둘러보면 좀더 걱정스럽다. 중국 업체들은 해외에서 검증된 한국 온라인 게임의 유사작을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큰 자국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이에 가세해 대만 업체들은 중국과 일본 등에서 물량공세와 가격 덤핑으로 시장을 야금야금 빼앗아가고 있다.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라는 자신감은 해외 시장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성장 한계에 다다른 국내 시장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해외 시장이 이제는 결코 보장된 시장이 아니다.

따라서 기존의 해외시장 개척 이외에 더욱 적극적인 대안모색이 필요한 때다. 다행스럽게 최근 이 같은 노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보이고 있는 ‘웹 게임’의 개발 및 서비스, ‘오픈 마켓형 게임 플랫폼'의 개발,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의 개발 등이 이 같은 노력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첫 베타서비스를 통해 공개된 ‘넥슨별’은 온라인 게임과 SNS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소셜 네트워크 게임이다. 단순히 커뮤니티를 강조하던 기존 소셜 네트워크 게임과 달리 실질적인 웹 연동을 구현해 온라인 게임 서비스의 영역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이미 넥슨은 '마비노기'의 게임 플레이 동영상을 미국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바로 올리는 서비스 등을 지원해 왔다.

웹게임은 낮은 PC사양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하며, 접근성이 높아 국내외에서 인기를 높여 가고 있다. 특히, 전략·육성 시뮬레이션의 경우 유저의 몰입도가 높아 클라이언트 게임 못지 않은 인기가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CJ인터넷, 엔씨소프트, 엠게임 등 주요 온라인 게임업체가 웹 게임의 개발 및 퍼블리싱 계획을 발표하면서 온라인 게임 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 밖에도 NHN은 애플의 ‘앱스토어’와 유사한 개방형 플랫폼 ‘아이두게임’을 만들어 일반인 및 아마추어 개발자들도 손쉽게 게임을 제작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넥슨도 ‘넥슨 오픈 스튜디오’라는 개발자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일반인 및 대학생들이 참신한 인터넷 서비스 및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업체들은 온라인 게임 시장의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2009년 한해동안 한국의 주요 온라인 게임업체들은 환율을 비롯한 여러 유리한 외부적 환경 요건으로 인해 예상보다 높은 해외 매출을 올렸고, 이를 통해 외형적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내년에도 같은 전망을 하기에는 여러 위협요소들이 존재한다. 최근 달러화와 엔화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여 수출상품으로서의 온라인 게임에는 어두운 전망이 드리워졌다. 앞서 언급했듯이,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 내에서의 우위도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앞서 닌텐도의 실적감소를 얘기했지만, 여전히 닌텐도는 연 매출 약 35조원에 이른다. 한국 온라인 게임 전체의 시장 규모 2조 7000억원의 약 13배에 해당한다. 1990년대 중반 소니에 밀려 부도의 위기에 처했던 닌텐도는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사내 아이디어 발굴로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해 현재의 성과에 이를 수 있었다.

닌텐도의 와신상담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 온라인 게임업계도 해외 사업자들의 잰 걸음과 공격적인 시장 확대에 대응해 핵심 콘텐츠에 대한 개발을 강화함은 물론, 시장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노력과 시도들도 전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에서의 선두탈환을 위한 아낌없는 투자를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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