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통과는 됐지만…

새해 예산안, 통과는 됐지만…

백진엽 기자
2009.12.3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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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절차적 위법투성이…강력하게 법적 대응할 것"

새해 예산안이 진통 끝에 2009년을 얼마 남기지 않고 가까스로 국회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여야 합의가 아닌 여당에 의한 강행처리로 이뤄지면서 절차상 정당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 통과 이후에도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 등 야당은 이번 처리 과정에서의 위법행위들을 모아서 강력한 법적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7월 미디어법 처리 때처럼 이번 예산안 처리도 다시 헌법소원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특히 지난 30일 간신히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 개정안(대안)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해 결국 개정이 무산됐다. 이로써 새해부터는 지난 13년간 유예돼 온, 복수노조 및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를 즉시 시행하는 내용의 현행법이 일단 시행된다.

민주당 등 야당은 우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안을 처리할 때 예결위 회의장이 아닌 곳에서 처리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한나라당은 31일 오전 예결위 회의장이 아닌 국회 본청 245호에서 예결위를 열고 새해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국회법 110조는 '표결할 때는 의장이 표결할 안건의 제목을 의장석에서 선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날치기 처리를 막기 위해 2002년 여야 합의로 '의장석에서'라는 문구를 넣어 개정했다. 본회의에 해당하는 규정이지만 국회법 해설서엔 상임위에도 똑같이 적용하도록 돼 있다.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이 예결위 회의장을 변경해 예산안을 처리한 것은 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우윤근 민주당 수석원내부대표는 "김정훈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의원총회만 하니 나가달라'고 하더니 김광림 예결위 간사가 예결위 회의장 변경을 일방 선언하고 245호를 봉쇄했다"며 "예산안 통과는 불법이고 원천무효"라고 말했다.

또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인 예산부수법안 9개에 대해 심사기일을 지정했는데, 법사위가 이를 통보받은 시간이 산회된 직후라는 점도 논란거리다. 민주당은 국회의장이 법사위원회에 심사기일 지정을 통보한 시각보다 상임위 전체회의가 산회된 시점이 앞서기 때문에 심사기일 지정은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사위는 오전 10시 5분에 개회됐고 9분쯤 유 위원장의 선포로 산회됐다. 국회 사무처로부터 국회의장 명의로 법률안 체계 자구심사기간지정 공문이 도착한 시각은 산회가 선포된 시각보다 6분 정도 늦은 15분이라는 것이 민주당측 주장이다.

상임위는 하루에 단 한차례만 소집할 수 있어 산회되면 재소집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물리적으로 의장이 심사기일을 지정해도 회의를 열어 재논의를 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

하지만 김 의장은 법사위가 산회하기 전에 심사기일을 지정했고, 또 법사위원장이 기일 지정을 방해하기 위해 정상적인 회의절차도 진행하지 않고 산회했기 때문에 심사기일 지정은 유효하다며 본회의 상정을 강행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내년 세수에 큰 영향을 미칠 세법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기도 전에, 통과될 것을 전제해 만든 예산안을 미리 처리한 것도 문제 삼았다.

국회법 제84조 8항을 보면 위원회는 세목 또는 세율과 관계있는 법률의 제정 또는 개정을 전제로 하여 미리 제출된 세입예산안은 이를 심사할 수 없다고 돼 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이를 무시한 채 예결위는 물론 본회의에서까지 세입예산안까지 통과시켰고, 이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예산안 통과는 세입예산까지 같이 통과시켰다는 이야기인데, 아직 법사위에서 10개 이상의 세법이 처리가 안 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예결위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킨 것은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회의에서도 예산안을 먼저 상정해 처리하고, 세법 등을 예산부수법안을 나중에 상정해 처리했는데 이 역시 국회법 제84조 8항에 어긋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로써 여야는 새해 벽두부터 치열한 대립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등 야당은 헌법소원 등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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