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18.82%, 코스피 수익률(21.08%)에 못미쳐
"연말휴가요? 그럴 시간이 있나요. 마지막까지 수익률 관리 해야죠." - A운용사 펀드매니저
"힘 든 한해였습니다. 자문형 랩에다가 환매까지. 그래도 내년에는 올해보다 좀 더 좋아지겠죠." -B운용사 펀드매니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이번 주 대거 연말휴가를 떠났지만 펀드매니저에겐 그야말로 '남 이야기'일 뿐이다. 펀드매니저들은 연말 수익률 관리를 위해 가장 치열한 일주일을 보내야 하는 탓이다.
특히 올해는 펀드매니저에게 '굴욕'의 해였다. 펀드 평균수익률이 코스피 지수도 못 따라간 것. 랩어카운트 인기 덕에 투자자문사로 시장 주도권을 빼앗긴데다 멈추지 않는 환매로 포트폴리오가 많이 망가졌다는 하소연이다.
◇ 코스피보다 못한 주식형펀드
2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18.8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21.08%)에도 못 미쳤다. 펀드 매니저들이 기껏 한해 농사를 지어놨지만 결과적으로 시장 수익률도 못 따라간 셈이다.
설정액이 큰 대형 펀드일수록 성적이 부진했고, 운용사별로는 미래에셋운용 펀드가 수익률 하위 펀드에 대거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안았다.
펀드별로 미래에셋맵스IT섹터 1(주식)종류C 1 수익률이 2.16%로 부진했고,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 1(주식)종류C 1은 10.49%, 미래에셋인디펜던스K- 2(주식)C 1수익률 10.67%로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 IT코리아 1[주식]Class A와 하나UBS배당60 1[주식]Class C 1도 각각 1.71%, 9.20%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올 한해 가장 선방한 펀드는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FT포커스 자(주식)Class C-F로, 연초이후 수익률이 무려 46.44%에 달했다. KB자산운용의 간판펀드로 자리매김한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도 42.29%를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송성엽 KB운용 주식운용 본부장은 "쏠림현상이 벌어지면서 대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시장을 따라가기 힘들었다"면서 "반면 중소형주 펀드와 가치주 펀드, 그룹주 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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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타는 펀드매니저
펀드매니저는 연말에 바짝 다가설수록 속이 타들어간다. 일부 대형운용사들이 12월말 기준으로 성과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저조한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은 막판까지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펀드 매니저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주에 대부분 휴가를 가는데 우리는 연말까지 긴장을 해야 한다"면서 "연초에 매니저별로 분산해서 겨울 휴가를 가야 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펀드매니저는 "일년 내내 지속되는 환매 때문에 특별한 운용전략을 제대로 세울 수가 없었다"면서 "자문사 랩으로 쏠림현상까지 겹치면서 솔직히 포트폴리오가 많이 망가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수가 2300대가 넘어가면 지난 2007년 고점 때처럼 한꺼번에 돈이 들어올 가능성도 우려스럽다"면서 "지금부터 장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환매와 유입이 자연스럽게 맞아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무리한 수익률 관리는 하지 않는 분위기다. 감독당국에서 윈도드레싱을 시세조정으로 규정한 영향도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중소형주에 투자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더라도 다음날 바로 깨질 확률이 높아서 무리하지 않는다"면서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된 것도 단기 수익률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