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펀드 수익률, 개인연금펀드 앞서는 이유는
#. 직장인 P씨는 매달 20만원씩 개인연금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대로 저조했다. 그런데 확정기여형(DC)으로 올해 가입한 퇴직연금펀드 수익률은 이보다 2배가량 높아 P씨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똑같은 '연금펀드'라도 개인연금펀드(연금저축펀드)와 퇴직연금펀드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운용사들이 시장 확대를 겨냥해 퇴직연금펀드 수익률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연말 '반짝' 자금이 몰리는 개인연금은 후순위로 밀려난 탓이다.
◇퇴직연금펀드 Vs 개인연금펀드
1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의 퇴직연금펀드인 '미래에셋퇴직연금솔로몬40 자 1(채혼)'의 1개월, 3개월, 6개월 수익률(8일기준)은 각각 4.32%, 2.80%, 7.52%다.
이 펀드와 동일하게 주식투자비중이 40%를 넘지 않는 채권혼합형 개인연금펀드 수익률은 어떨까.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5060연금 전환자 1(채혼) 수익률은 2.87%, 2.18%, 4.58%로 2%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
퇴직연금펀드 가운데 네 번째로 설정액 1000억원을 넘어선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퇴직연금코리아대표40 자 1[채혼]'의 6개월 수익률은 8.63%다. 개인연금펀드인 '삼성클래식30연금 전환자 1[채혼]'의 수익률은 5.85%로 퇴직연금펀드에 뒤진다.
신한BNPP운용의 퇴직연금펀드인 '신한BNPP퇴직연금가치 자[주식]'의 6개월 수익률은 20.57%, 개인연금펀드인 '신한BNPP해피라이프연금 자 1[주식]'는 14.47%로 이 역시 크게 벌어졌다.

◇"아내와 애인의 차이"?
같은 운용사의 동일한 유형펀드인데도 퇴직연금펀드 수익률이 개인연금펀드보다 월등한 이유는 무엇일까.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의 관심이 퇴직연금펀드에 온통 쏠렸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퇴직연금펀드가 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못 미치지만 DC형 가입자가 늘어나면 펀드로 자금이 쏠릴 것"이라며 "펀드매니저가 수익률 관리를 철저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자사 퇴직연금 포트폴리오에 넣을 펀드를 선정하는 가이드라인은 6개월 이상 운용, 설정액 10억원 이상이다. 6개월 수익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1년 예상수익률을 제시하기 때문에 성적 관리에 민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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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퇴직연금 펀드 라인업에 한번 들어가면 매달 안정적인 자금이 들어오는데다 퇴직연금펀드 가입자들은 펀드를 쉽게 갈아타지도 않기 때문에 충성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개인연금펀드는 소득공제 혜택을 노리고 연말에 '반짝' 자금이 몰리는 성향이 짙다. 상품을 내놔도 단기간 덩치를 키우기 쉽지 않다. 중도해지 시 이익금 원천징수 등 세금 측면에서도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것.
업계에선 퇴직연금펀드는 '애인', 개인연금펀드는 '마누라'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수익률 '착시효과'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펀드의 경우 운용 보수와 별도로 사업자보수를 0.6%이상 내야 하기 때문에 수익률에서 이만큼을 차감해야 한다.
한편 지난 11일 기준으로 퇴직연금펀드 설정액은 2조647억원으로 연초대비 4593억원으로 늘었고, 개인연금펀드(연금저축펀드)는 5237억원이 증가한 3조7616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