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투자 아닌 외국펀드 징검다리 전락...감독당국 3분기중 가이드라인 확정
앞으로 재간접 헤지펀드는 물론 일반 재간접 펀드(Fund of Funds)도 공·사모 구분없이 편입 펀드가 최소 5개 이상 돼야 설정이 가능하다.
19일 금융감독당국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간접 펀드의 분산투자요건 가이드라인을 3분기 중 확정, 행정지도에 나설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달 초 이미 자산운용업계 컴플라이언스 담당자들에게 재간접 헤지펀드의 편입 펀드 수를 최소 5개 이상으로 확대토록 하는 구두 가이드라인을 전달한 바 있다.
감독당국 한 고위관계자는 "분산투자요건은 재간접 헤지펀드뿐만 아니라 일반 재간접 펀드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라며 "업계와 논의를 거쳐 3분기 중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이 재간접 펀드의 분산투자요건 강화에 나선 것은 업계가 분산투자가 아닌 단순히 펀드 구조만 빌려주는 형태로 재간접 펀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운용의 비효율성과 투자자 비용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게 감독당국의 판단이다.
현행법상으로도 재간접 펀드는 공모의 경우 1개 펀드에 자산의 20% 이상, 사모는 50% 이상 투자가 불가능하다. 즉 공모형 재간접 펀드는 편입 펀드가 최소 5개 이상, 사모형은 최소 2개 이상 돼야 설정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 등록된 외국펀드에 투자하는 경우는 공·사모 구분없이 1개 펀드만 편입해도 상품 출시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재간접 펀드는 국내보다 해외투자 상품이 많고, 편입 펀드 수도 대부분 1~2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16일 기준 재간접 펀드의 총 설정액은 13조4141억원으로 이중 60%(7조9437억원) 가량이 해외투자 상품이다.
특히 외국계 운용사와 해외 운용능력이 부족한 중소형 운용사들이 본사 상품 판매나 상품 라인업 확대를 위해 재간접 펀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독자들의 PICK!
자산운용사 한 상품개발 담당자는 "외국펀드 1개만 편입해도 되는 규정은 외국계 운용사들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본사 상품을 손쉽게 가져다 팔기 위한 것으로 선진 운용기법 도입과는 거리가 멀고, 국내 펀드시장 발전에도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재간접 펀드는 수수료를 이중으로 내야 하는 구조상 단일펀드보다 투자자들이 부담하는 수수료가 높은데, 비슷한 유형의 1~2개 펀드만 편입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직접 단일펀드에 투자하는 게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간접 펀드의 분산투자요건이 강화될 경우 오히려 비용부담이 커지고, 펀드투자가 위축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관계자는 "외국펀드의 판매 수단으로 재간접 펀드를 이용하는 것은 문제"라면서도 "재간접 펀드의 투자대상 펀드가 늘어나면 펀드별로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가 커져 투자비용이 늘어날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