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연금 '소득공제 연 400만원' 유혹의 함정

개인연금 '소득공제 연 400만원' 유혹의 함정

임상연 기자
2011.09.08 11:13

[임상연의 머니로드]연금 상품 소득공제 한도 합산적용...금융사들 '쉬쉬'

"OO은행에서 소득공제 혜택이 늘었다 길래 개인연금에 가입했어요. 연말에 얼마나 공제받을까 벌써부터 기대돼요."

"너희 회사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았나?"

"예 그런데 왜요?"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은 소득공제가 합산 적용되는데..모두 합쳐 연 400만원."

"그걸 왜 이제 얘기해줘요 ㅜ.ㅜ"

얼마 전 대기업에 다니는 한 대학후배와 나눈 얘기다.

최근 개인연금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금융회사들의 홍보성 전화와 메일, 문자 등이 쏟아지고 있다. 개인연금상품은 연말까지 소득공제 한도를 채우면 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의 관련 마케팅도 4분기에 집중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보다 빠른 3분기부터 금융회사들의 개인연금상품 고객유치 경쟁이 본격화됐다. 개인연금상품의 소득공제 한도가 연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늘어난 때문이다.

소득공제 한도는 늘었지만 분기당 가입금액 한도는 300만원이어서 세 혜택을 오롯이 받으려면 3분기에 가입해 최소 100만원은 납입해야 한다. 금융회사들이 과거보다 빨리 개인연금상품 마케팅에 나선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금융회사들의 홍보 덕분(?)에 올해 개인연금상품 가입자들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펀드 설정액 감소에도 불구 개인연금펀드에는 8213억원이 몰렸다.

월급쟁이 셀러리맨들에게 소득공제는 거의 유일한 절세수단이다. 정부가 세수확보를 이유로 소득공제 혜택을 갈수록 줄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세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는 상품에 월급쟁이들이 몰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고객유치에만 급급한 금융회사들이 쉬쉬하는 마케팅 비밀이 있다. 바로 연금상품의 소득공제 한도는 합산 적용된다는 것이다. 예금, 보험, 펀드 등 여러 개의 개인연금상품에 가입해도 소득공제 한도는 연 400만원뿐이라는 얘기다. 일종의 조삼모사다.

여기에는 반강제성을 띄는 퇴직연금도 포함된다. 따라서 퇴직연금에 가입한 기업의 임직원들이 개인연금상품에 가입하면 급여수준이나 추가불입 규모에 따라 소득공제 혜택을 일부만 받거나 아예 못 받을 수 있다.

'100세 시대'에 살고 있는 월급쟁이들이라면 꼭 소득공제가 아니더라도 노후준비를 위해 개인연금상품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얌체 마케팅에 속아 필요이상 많은 상품에 가입한다면 자산관리의 리스크만 키울 뿐이다.

단기실적에 급급해 얌체 마케팅으로 일관하는 금융회사들도 문제지만 '100세 시대'의 대비책인 연금상품에 조삼모사식 세 혜택을 부여한 정부당국이 더 문제다. 비빌 언덕 없는 월급쟁이 스스로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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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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