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소득자 0.17% 불과, 무늬만 버핏세"..40%는 세금 한푼도 안내는 형평성도 문제
국회가 새해를 10분 남기고 부자증세 법안을 가결시켰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를 열고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 공포했다. 이로써 지난해 사회적 논란이 된 이른바 '버핏세'가 한국판으로 변형돼 적용되게 됐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 등 일부에서는 과표구간 3억원 초과로는 실효성이 없어 '무늬만 부자증세'라고 비판하고 납세자인 국민 입장에서는 법인사업자에 비해 크게 높은 세금을 내야 하는 개인사업자의 반발이 예상된다.
◇"0.17%만 최고세율, 무늬만 버핏세?"= '부자증세' 법안 통과로 가장 크게 뒤통수를 맞은 것은 정부다. 하지만 야당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부자증세 논란이 벌어지면서 국회에는 다양한 관련 법안이 제출됐다. 과표구간 '1억2000만원 초과', '2억~3억원 초과' 등에 세율도 38%~40%까지 천차만별이었다.
결국 국회가 통과시킨 '한국판 버핏세'는 '과세표준 소득 3억원 초과에 세율 38%'다. 3억원까지의 소득에는 6%~35%의 세율이 적용되고 3억원 초과 소득에 대해서만 38%의 세금을 낸다.
야당은 국회 의결 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의결 이후에도 강하게 반발했다. 여야 의원 51명의 동의를 얻어 '2억원 초과'를 주장했던 이용섭 민주통합당 의원은 반대토론을 신청해 "한나라당이 통과시키려는 버핏세는 무늬만 부자증세"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3억원 초과 소득자는 전체 소득자의 0.17%에 불과하고 특히 근로소득자는 1만1000여명으로 전체의 0.08%"라며 "1% 증세라는 버핏세의 취지에 전혀 맞지 않고 실효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도 "(부자증세의 근본취지는) 1996년에 4만2000명이던 최고세율 과표구간 근로자와 사업자가 현재 21만명으로 늘었기 때문에 (최고 세율 과표구간을 신설해) 96년 수준으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통과시킨 법안에 적용받는 소득자는 3만명에 불과해 96년 수준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아직 3억원 초과 과표구간 신설로 인해 세부담이 늘어나는 대상과 추가 세수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정치권은 추가세수가 연간 5000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개인 38%'vs'법인 22%'..형평성 논란= 정부가 정치권이 부자증세 요구에 반대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의 형평성 문제였다.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간 최고 세율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개인사업자의 최고세율은 35%, 법인은 22%였다. 3억원 초과 소득자의 세율이 38%로 인상됨에 그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됐다. 특히 법인세의 경우 이번 세법개정을 통해 '2억원 초과~200억원 미만' 구간은 세율이 22%에서 20%로 낮아졌다.
또 각종 비과세, 감면 조치 등으로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 근로소득자들이 전체의 40%에 달하는 상황에서 과세형평성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2009년 기준 근로소득자 1429만 명 중 1원이라도 소득세를 낸 사람은 854만 명(59.7%)이었다. 나머지 40%는 1원도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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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감면액 30조6000억원의 절반인 15조1000억원이 소득세 감면이다. 소득세 감면액은 올해 16조4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올해는 세금과 관련된 이슈들이 부각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종합적인 관점에서 전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