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술자격 응시료 12년째 동결…비용 부담에 감독 인원도 축소

국가기술자격 응시료 12년째 동결…비용 부담에 감독 인원도 축소

세종=강영훈 기자
2026.10.1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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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자격시험 수수료 변경 현황. /자료=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자격시험 수수료 변경 현황. /자료=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는 국가기술자격시험 응시료가 2014년 이후 사실상 동결된 사이 재료비와 시험장 임차료 등 운영 비용은 계속 늘고 있다. 부족한 비용은 정부 출연금으로 메우고 있지만, 일부 시험에서는 교실당 감독 인원을 2명에서 1명으로 줄이는 등 시험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응시료와 실제 시행 비용 간 격차가 커지면서 시험 관리와 장비·시설 개선에 필요한 투자 여력도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공단이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국가자격시험 수수료 변경 현황'에 따르면 국가기술자격시험 수수료는 2014년 이후 사실상 동결이다. 2020년 기능사 필기시험 수수료가 조정된 것을 제외하면 기사·산업기사·기술사 등 주요 등급은 장기간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기사 필기시험 수수료는 1만9400원, 실기 필답형은 2만2600원이다. 기술사는 필기 6만7800원, 면접 8만7100원이며 기능장 필기는 3만4400원이다. 기능사 필기는 2020년 1만4500원으로 인상된 뒤 동결됐다. 작업형 실기시험은 종목별 시험시간과 재료·장비 사용 등에 따라 수수료가 다르다.

시험 운영에는 재료비와 소모품비뿐 아니라 시험장 임차료, 감독관·시험위원 수당, 문제 출제와 채점 비용 등이 들어간다. 특히 작업형 실기시험은 종목마다 필요한 재료와 장비가 달라 응시자가 늘면 직접 비용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비용은 오르는데 수수료를 조정하지 못하면서 시험 시행 비용과 수수료 수입 사이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공단은 부족한 시험 시행 비용을 정부 출연금으로 메우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재료비 등 시험에 직접 들어가는 비용은 계속 오르는데 수수료는 동결돼 있어 그 차액을 정부 출연금으로 메우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직접 경비를 충당하는 데 예산이 투입되면 컴퓨터와 프로그램, 검정 장비 등 인프라 개선에 필요한 투자를 제때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 부담은 시험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공단은 일부 시험에서 교실당 감독 인원을 기존 2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 시험장 확보도 과거보다 까다로워졌다.

과거 공단이 활용하던 직업훈련시설은 직업훈련체계 개편 과정에서 기능대학 등과 함께 분리·개편됐고, 2006년 한국폴리텍대학 출범으로 이어졌다. 현재 공단이 폴리텍대학 시설을 시험장으로 이용하려면 임차료를 지급하고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폴리텍대학도 자체 직업훈련과 교육 일정을 운영해야 해 시험 공간을 항상 제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5년 국가기술자격 검정형 필기시험과 과정평가형 자격 응시자는 총 229만491명으로 전년보다 0.7% 증가했다. 공단과 대한상공회의소 등 10개 기관이 540개 종목을 시행했으며, 공단은 이 가운데 488개 종목을 담당했다. 연간 200만명 이상이 응시하는 만큼 시험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장비와 시설을 유지할 재원도 필요하다.

응시자가 늘어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조도 문제다. 응시료 수입은 증가하지만 작업형 실기시험처럼 응시자마다 재료와 소모품을 준비해야 하는 시험은 시행 비용도 함께 늘어난다. 공단은 시험을 더 많이 시행해도 수수료 수입 증가분이 추가 비용을 상쇄하지 못하면 적자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수료가 장기간 동결된 상황에서는 응시 규모 확대가 운영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국가전문자격시험에서는 수수료를 인상한 사례가 있다. 공단이 시행하는 공인노무사 시험은 2007년 이후 18년간 동결했던 수수료를 2026년부터 인상했다. 1차 시험은 3만원에서 4만원으로, 2차 시험은 4만5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올랐다.

노동부는 시험장 임차료와 시험위원 수당 증가, 시험 관리·운영 적자 등을 인상 배경으로 들었다. 인상분은 출제·채점 고도화와 시험장 환경 개선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국가전문자격시험은 소관 부처가 수수료를 조정해 국가기술자격시험과 절차가 다르다.

또 민간 어학시험인 토익 정기시험 응시료는 5만2500원으로 국가기술자격시험의 주요 필기시험보다 높다. 시험별 운영 방식과 채점 구조가 다른 만큼 응시료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국가기술자격시험의 수수료가 민간 대비 장기간 비용 상승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결국 수수료 동결이 장기화하면서 시험 시행 비용을 정부 출연금으로 메우는 구조가 이어지고, 응시자가 늘어도 비용 부담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감독 인력과 시험장 확보부터 장비·시설 개선까지 운영 부담이 커지는 만큼, 시험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비용 구조와 재원 확보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단시행 전문자격 현황. /자료=한국산업인력공단.
공단시행 전문자격 현황. /자료=한국산업인력공단.
공단시행 국가기술자격 시험 검정방법. /자료=한국산업인력공단.
공단시행 국가기술자격 시험 검정방법. /자료=한국산업인력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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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훈 기자

Kang Yeong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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