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양도세]

#아버지는 2007년 11월 부동산을 취득 후 12년 뒤인 2019년 5월 양도했다. 이 집을 양도하면서 2019년 귀속 양도소득세를 내야했는데 두 달 뒤인 7월 사망했다. 상속인들인 A씨와 B씨는 아버지가 양도한 집에 대한 양도세 신고를 우선 했지만 세금을 납부하지는 않았다. 이후 상속인 중 한 명인 A씨는 같은 해 8월 상속포기를 신고했고 B씨도 상속한정승인 신고를 했다. 법원은 두 신고에 대해 같은 해 11월 수리했다. 이후 과세당국은 아버지의 2019년 귀속 양도세 납세의무가 상속인들에게 승계된다고 판단해 과세처분을 했다. A씨와 B씨는 이에 불복해 2020년 2월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과세당국은 상속포기 여부만으로 납세의무 승계가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피상속인이 부담하게 된 양도세를 사망 후 누구에게 어떤 범위까지 부담시킬 수 있을까.
이 심판청구는 부동산 양도 자체의 과세 여부보다 아버지가 내야할 양도세를 사망 후 자녀들이나 배우자인 상속인에게 채무로 부담시킬 수 있는 지가 핵심이다.
우선 상속포기와 상속한정승인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상속포기는 상속개시 당시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과 같은 법적 효과가 발생한다. 상속 전부에 대한 권리를 내놓은 것과 마찬가지다. 반면 한정승인은 상속을 승인하면서도 상속으로 취득한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 등을 변제하는 제도다.
따라서 조세심판원은 상속포기를 한 A씨와 상속한정승인을 한 B씨의 납세의무 승계 여부를 서로 다른 법적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했다.
이에 쟁점은 두 가지다. 상속포기자인 A씨가 상속개시 전에 아버지(피상속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이 있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양도세 납세의무를 승계한다고 볼 수 있는가. 한정승인자인 B씨가 과거 아버지(피상속인)으로부터 부동산을 증여받았더라도 실제 상속받은 재산에서 부채를 차감하면 남는 재산이 없다면 납세의무를 승계해야 하는가.
또 과세당국의 상속재산 조사와 상속인별 납부세액 산정, 납세고지서의 기재 내용 등 과세절차의 적법성도 다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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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인들(상속인)은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한 사람은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의 상속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민법상 에선상속포기의 소급효력에 따라 상속개시 당시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봐야한다고 판시돼 있다. 사전증여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국세기본법상 상속으로 받은 재산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버지는 논란(쟁점)이 된 부동산을 양도하고 받은 돈 중 일부를 A씨에게 증여했다. 국세청은 해당 현금증여액이 '국세기본법' 제24조 제1항의 '상속으로 받은 재산'에 해당한다고 봤다. A씨가 상속포기를 했는데도 상속인으로서 납세의무 승계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이유다. A씨는 그러나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의 상속재산과 '국세기본법'상의 '상속으로 받은 재산'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간과했다고 반박했다.
한정승인자인 B씨도 상속재산에서 부채를 차감하면 남는 재산이 없으므로 아버지(피상속인)의 조세채무를 승계할 재산도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과세당국이 납세고지 절차도 어겼다고 지적했다. 애초 청구인들은 상속재산과 부채를 개별적으로 조사하고 상속인별 세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과세당국은 상속으로 인한 납세의무 승계에 따라 그 상속인들에게 납세고지를 하는데 그 때 상속인들이 받은 재산이 얼마인지 등을 조사한 후 상속분에 따라 나눠서(안분) 추징할 세금(부과세액)을 특정하고 그 산출근거 내지 계산명세를 첨부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과세당국이 청구인들에게 송부한 고지서에 계산명세 등을 누락했기에 부과징수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부과처분이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절차적 실수를 문제 삼은 것이다.
설령 상속재산을 다시 조사한다고 하더라도 B씨는 상속한정승인자로서 상속재산에서 부채총액을 공제하면 남은 상속재산은 전혀 없기에 아버지의 납세의무가 자기에게 승계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청구인들이 상속개시 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았으므로 그 재산의 한도에서 납세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선 상속포기자도 상속인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버지 부동산 양도대금 중 일부를 청구인들에게 사전증여했다고 봤고 상속인들이 함께 거주한 주택의 전세보증금도 상속인들에게 공동으로 증여된 것으로 판단했다. 상속재산이 없다는 A씨와 B씨의 주장과 달리 사전증여재산 등을 고려하면 납세의무 승계 한도가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이 건에 대해 결론적으로 심판원은 상속포기자 A씨에 대한 과세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민법 제1042조에 따라 상속포기는 상속개시 당시로 소급해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한 사람은 상속개시 당시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과 같은 지위에 놓인다고 A씨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나아가 상속세 납세의무자의 범위와 국세기본법상 납세의무 승계자의 범위가 반드시 일치해야 할 이유도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사전증여재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속포기자를 국세기본법상 상속인으로 보아 부동산에 대한 양도세 납세의무를 승계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
상속세법에서 상속포기자를 상속인에 포함한다는 이유로 국세기본법에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 적용하는 것은 허용되기 어렵고 상속포기자의 납세의무 승계를 사전증여 사실만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상속한정승인을 한 B씨에 대한 과세처분도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과세당국은 A씨와 B씨가 공동으로 아버지의 부동산 양도대금 일부를 받았고(증여) B씨가 과거에 다른 부동산을 증여받은 게 있어 납세의무 승계 한도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심판원은 아버지에게 받은 전세보증금으로 주택을 임차한 사람이 A씨이고 해당 주택에 B씨가 함께 거주했다는 사실만으로 전세보증금을 공동으로 증여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B씨가 과거 부동산을 증여받은 사실이 있지만 실제 아버지의 상속재산 목록을 고려하면 B씨가 받은 상속재산은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B씨에게 상속재산이 있다고 생각해 과세한 처분도 잘못이라는 판단이다.
다시 말해 이번 결정의 핵심은 피상속인에게 세금 납부의무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상속인에게 그 세금을 자동으로 부담시킬 수는 없다는 점이다.
A씨는 상속포기자로서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했다면 국세기본법상 납세의무 승계 대상인 상속인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전증여재산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달리 볼 수 없다.
B씨는 상속으로 받은 재산의 한도에서 납세의무를 승계하므로 실제 상속재산과 부채를 확인해야 한다. 과거 증여받은 재산과 상속으로 취득한 재산은 구별해야 한다.
결국 이 결정은 상속포기자의 법적 지위와 한정승인자의 실제 상속재산가액을 구분해 납세의무 승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