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硏 "가맹점수수료 52조도 결국 국민 부담..직불·체크카드 활성화로 정책 바꿔야"
정부가 지난 10년간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을 펼치면서 우리 사회가 지출한 사회적 비용이 총 72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영업자의 과표 양성화라는 정책 목표는 충분히 달성된 만큼 이제는 신용카드에 편중된 기형적 결제구조를 직불카드로 변화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세연구원은 오는 6일 납세자의 날 기념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할 '신용카드 활성화정책 10년, 평가와 과제'를 통해 2000~2010년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총 72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비용은 가맹점수수료가 52조65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소득공제 등 조세지출비용이 19조1925억원 등이다.
김재진 선임연구원은 1999년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통해 본격화된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은 '자영업자 과표 양성화'라는 정책적 목표를 달성한 만큼 이제는 부작용을 줄이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에 따르면 신용카드 활성화로 인해 종합소득세 납세인원이 2000년 340만명에서 2009년 497만명으로 늘었고 부가가치세 과세표준도 1386조원에서 3198조원 증가하는 등 세수 측면에서의 효과를 달성했다.
반면 신용카드 활성화로 인해 파생 문제점도 이제는 돌아봐야 할 때라는게 김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는 우선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고소득자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0년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연소득 1000만원 미만은 1인당 6898원에 불과한 반면 8000만원 이상 소득자는 1인당 42만1070원에 달했다.
또 신용카드 거래 비용이 현금이나 체크카드에 비해 높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신용카드 거래 비중이 90%(거래액수 기준)를 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이처럼 높은 신용카드 거래 비중은 전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기형적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율의 적정성 논란도 신용카드 활성화가 불러온 문제다. 우리나라의 평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2.22%로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고 동일업종 가맹점수수료율간 편차도 평균 125.23%(최대 가맹점수수료율 대비 초소 가맹점수수료율 비율)에 달한다. 또 신용불량자 양산의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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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원은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는 축소 또는 폐지하고 보다 효율적이고 사회적 비용이 맞은 직불·체크카드 활성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맹점수수료도 결국은 가격에 전가돼 일반 국민들이 부담하는 비용"이라며 "직불카드가 신용카드 등 여타 결제수단에 비해 사회적 비용이 가장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연구원이 2000~2009년 신용카드 거래량이 모두 직불카드로 대체됐을 경우를 가정해 본 결과 가맹점수수료가 29조6100억원 절감됐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이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하기 위해 신용카드 발급사가 카드 채권 매입을 겸하도록 돼 있는 규정을 바꿔 경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용카드 발급업무와 카드채권 매입 업무를 분리할 경우 카드채권 매입사가 신용카드 발급사와 협상을 통해 수수료율을 낮출 수 있다는 것.
또 여신전문금융업법 상 수수료 추가부과 금지 규정(카드거래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가맹점이 전적으로 부담), 카드결제거부 불가규정을 개정 왜곡된 신용카드 시장을 교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실제로 호주의 경우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카드결제거부 불가규정과 수수료 추가부과 금지규정 등을 폐지한 이후 가맹점 수수료가 크게 인하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