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투자했는데 -73%… '큰손' 위한 ELF의 비극

6년 투자했는데 -73%… '큰손' 위한 ELF의 비극

권화순 기자
2012.05.08 15:16

거액 투자자 사모 ELF '쏠림현상'··· 만기도래 ELF 마이너스 수익률 '속출'

최근 만기가 돌아온 주가연계펀드(ELF) 중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이 속출하고 있다. ELF는 ELS(주가연계증권)를 묶어서 만든 펀드로, 여러 ELS가 편입되는 탓에 일반적으로 ELS 대비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LS는 주로 증권사 고객이 투자하는 반면 ELF는 은행 거래 고객이 선호하는 '쌍둥이' 상품으로 통한다. 이 가운데 특히 거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사모 ELF가 무더기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거액 자산가 울린 ELF=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월 16일 해지 된 동부자산운용의 '동부Multi-Chance사모파생33' 수익률이 -73.13%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49인 이하로 투자할 수 있는 사모 ELF로 지난 2006년 설정됐다. 6년 만에 만기가 돌아왔지만 투자자들은 기다린 공도 없이 원금 손실만 안게 됐다.

지난 3월 해지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2STAR사모파생상품27- 2'도 충격적인 수익률을 냈다. 이 펀드 역시 6년여 동안 운용이 됐는데, 최종 수익률은 -67.81%로 동부운용 못지않은 '쪽박펀드'다.

동부와 삼성운용의 ELF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기초자산 주가가 급락해 큰 손실을 본 뒤 투자자 요청에 따라 만기를 연장했지만 지난해 유럽발 재정위기로 또 다시 '폭탄'을 얻어맞은 '비운의 펀드'다. 2006년 설정된 ELF 다수가 같은 경로를 밟았다.

KTB자산운용의 'KTB 2STOCK사모증권투자신탁128[ELS-파생형]'과 NH-CA자산운용의 '농협CA사모주가지수연계STEPDOWN파생 5'도 각각 -48.70%, -46.59%로 원금이 반토막 났다.

이 밖에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 2STAR사모증권투자신탁22(ELS-파생형)'과 플러스자산운용의 '플러스 2star사모증권투자신탁652[ELS-파생형]'도 -30%대 수익률을 거뒀다.

올해 만기 도래한 사모 ELF 가운데 -20%대로 손실이 난 펀드도 8개에 달했다. 이에 비해 공모 ELF는 선방한 편이다. 올 들어 만기 도래한 펀드 중 원금 손실이 난 펀드가 단 3개에 그쳤는데, 대부분 -3%대 수익률이다.

◇"위험해도 좋아" 사모 ELF 급증=ELF는 일반적으로 ELS 대비 투자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본시장법상 최소 4개 이상 ELS를 편입해야 하는 탓에 리스크가 분산이 된다는 것. 하지만 사모ELF는 예외다.

소수 투자자의 입맛에 맞게 공격적으로 상품 구조를 짤 수 있고, 편입 ELS 개수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ELS가 1개만 편입된 ELF의 경우 사실상 ELS와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거액 투자자들이 사모 ELF를 선호하는 이유는 시장 상황에 맞게 그때그때 자유롭게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말 기준으로 1824개에 불과했던 사모 ELF는 현재 2751개로 크게 늘었다. 공모 ELF는 같은 기간 1148개에서 277개로 줄었다. 5분의 1로 급감한 것. 총 설정액은 사모가 6조8917억원으로 공모(1조9823억원)를 크게 앞질렀다.

운용사별로는 신한BNPP자산운용이 단연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신한BNPP운용은 공모 ELF 설정액이 1조928억원으로, 사실상 공모 ELF의 대부분을 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모ELF 설정액도 5462억원으로 작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BNPP운용 펀드의 대다수를 계열사인 신한은행에서 팔고 있다"면서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이 유달리 ELF를 공격적으로 팔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LF는 원금비보장 상품으로 고위험 상품군에 속하고 사모형의 경우 목표 수익률이 높을수록 위험도 높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숙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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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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