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 자사 ETF 투자비중 98%..."ETF 점유율 키워주기"
최근 ETF(상장지수펀드)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주식형펀드를 통해 자사 ETF를 우회적으로 밀어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펀드가 투자한 ETF 가운데 자사 ETF 투자 비중이 절반을 훌쩍 넘어섰고 일부 운용사는 자사 ETF에 100% 투자하고 있다.
1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등 ETF를 상장한 국내 자산운용사는 모두 14곳이다.
지난 13일 현재 이들 운용사가 상장한 ETF의 총 순자산은 11조1555억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약 11%(1조2236억원)는 자사가 운용하는 공모 주식형펀드가 투자한 금액으로 나타났다.

운용사별로 미래에셋운용은 자사 주식형펀드가 투자하는 ETF 금액이 총 2578억원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99%(2551억원, 4월2일 기준)가 미래에셋운용 ETF다. 한마디로 미래에셋펀드가 편입한 ETF 대부분이 미래에셋 ETF라는 의미다.
다른 운용사도 자사 ETF로의 쏠림현상이 뚜렷하다. 한국투신운용은 공모펀드가 편입한 ETF 가운데 81.43%가 자사 ETF고 우리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도 각각 64.50%, 62.80%에 달했다.
주식형펀드가 ETF를 담는 이유는 펀드 환매가 들어왔을 때 개별 주식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는 것보다 ETF 한 종목을 팔아 대응하는 게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 펀드 운용상 특정종목의 투자비중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면이 있다.
하지만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ETF 수수료 인하 등을 내세워 ETF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공모펀드가 우회적으로 자사 ETF 규모를 키워주고 있는 게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미래에셋운용 ETF의 순자산은 총 1조3203억원인데 이 가운데 주식형펀드 보유 비중이 20%에 육박(19.3%)했다. 지난 1월 말 10% 수준에 비해 2배가량 불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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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펀드 가운데 '미래에셋120/20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재간접형)종류A'의 경우 미래에셋 ETF인 'TIGER 200'의 편입비가 무려 90%에 달한다.
재간접펀드의 경우 투자위험 분산을 위해 한 펀드의 편입비가 20%를 넘어서면 안되고 ETF의 경우 30% 이내가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시장을 대표하는 ETF는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한 것.
이와 관련,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TGER200의 경우 가장 많은 종목수를 보유하고 있고,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전략을 쓰고 있으며 추적오차도 가장 낮아 주식형펀드에서 주로 편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사 ETF 규모를 유지하거나 키우기 위해 펀드가 우회적인 지원을 해주는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개인투자자의 경우 거래량이 많고 점유율이 높은 삼성운용 ETF를 주로 거래하지만 이와 달리 운용사들은 자사 ETF로의 쏠림현상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