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에서 무덤까지 '빚', 해결책 없나?

요람에서 무덤까지 '빚', 해결책 없나?

이언주 기자
2012.09.15 11:29

[Book]’약탈적 금융사회’··· 대한민국 부채해방 프로젝트

가계부채 1000조, 집에 과도한 빚이 딸린 하우스푸어가 150만 가구, 대한민국 가계의 60%가 빚을 진 시대. 어떻게 해서 우리는 이토록 헤어날 길 없는 빚의 굴레에 빠져들게 되었을까.

대한민국 서민 경제 전문가이자 사회적기업 에듀머니의 대표인 제윤경과 시민운동가로 살고 있는 변호사 이헌욱은 우리 사회 대다수를 빚의 노예로 전락시킨 것은 '약탈적 금융 시스템'이라고 폭로했다.

책 '약탈적 금융사회'는 은행, 카드사, 보험사, 저축은행 등 우리가 굳게 믿고 있는 금융권이 사실은 우리를 철저히 약탈하고 있다고 말한다. 어려울 때는 국민의 혈세로 회생시켜 주었더니, 우리 사회 99%가 빚의 노예로 전락한 지금은 나 몰라라 하며 수익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약탈적 금융 시스템이 만들어진 배경을 외환위기 이후 본격화된 신자유주의에서 찾았다. 이들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만 하더라도 한국의 저축률은 23.2%로 세계최고 수준이었다"며 "소득은 적을지언정 가정은 월급에 기대어 살면서 저축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자유인'으로 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안전을 추구하는 기업대신 가계 대출로 눈을 돌렸고, 정부는 경기를 부양하겠다며 사람들에게 일자리 대신 신용카드를 쥐어 주었다. 외환위기는 중산층의 안전한 보금자리를 급속히 해체해버렸고, 중산층은 금융을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이고 재테크에 안주했다.

그래서 중산층이 안락해졌던가. 아이러니하게도 1990년에 75.3%이던 중산층 비율이 2010년에는 67.5%로 8%p 가까이 줄었다. 경제성장의 몫이 중산층에게 충분히 돌아가지 않았고 재테크 역시 자산이나 소득증가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인 셈이다.

가계가 저축한 돈을 기업에 투자하고, 그 투자의 결실이 가계로 돌아와 다시 저축으로 연결되는 우리사회의 선순환 구조는 끊어졌다. 이제 평범한 가정은 빚을 내서 소비를 하고, 그 소비 때문에 다시 빚을 내는 악순환의 굴레에 갇히고 말았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빚이 대물림되고, 아이들의 미래마저 빚에 종속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빚의 노예'가 된 우리가 다시 '자유인'으로 돌아갈 방법은 없을까. 어떻게 가계 부채 1000조라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책은 암울한 현실을 이겨낼 '희망'도 함께 제시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금융권이 '내 탓'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는 '자기 혁명'이라고 말한다. 채무자들도 죄의식을 벗어던지고 합리적으로 채무 상환을 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라는 것이다. 또 사회는 빚을 갚으려고 애를 써도 갚지 못하는 것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적인 문제임을 자각하고, 제도 개선을 촉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저자들은 "지금껏 우리는 지나치게 금융에 관대했고, 금융을 믿고 그들의 약탈을 묵인해 주었다"며 "이런 일은 되풀이 되어서는 안되며, 금융에 대한 사회적 감시와 소비자의 경계가 무엇보다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약탈적 금융사회'=제윤경·이헌욱 지음 | 부키 펴냄 | 264쪽 |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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