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원장 "양적 완화 등 금융시장 불안정한 상황 고려, 거래비용 높여야 완충"
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이 파생금융상품 거래세와 관련해 "현재 국제금융시장이 불투명한데 거래비용을 높여 완충적인 기능을 해야 한다"며 적극 찬성 입장을 밝혔다.
조 원장은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파생거래세에 대해) 찬성한다"면서 "3년 유예도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세제개편안에서 파생상품에 대해 선물 0.001%, 옵션 0.01%의 거래세를 부과하기로 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3년간 유예기간을 적용, 2016년부터 실제 과세가 시작될 예정이다.
조 원장은"미국이 3차 양적완화(QE3)로 돈을 풀고 있고, EU, 개발도상국 등도 마찬가지라 최근 국제유동성이 크게 늘었다며 "우리 신용등급이 올라가며 국채시장에 들어온 돈만 70조, 모기지담보증권(MBS) 등까지 합치면 90조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대로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그만큼 빨리 빠질 수 있다는 것.
그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외환보유고에서 800억달러가 줄었는데, 채권시장에서 400억달러가 빠져나갔다고 했다. 이렇듯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을 고려해 거래비용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증권업계는 파생상품은 보유자산에 대한 헤지거래(현물에서 발생한 손실을 선물거래 이익으로 상쇄하고, 반대로 현물에서 발생한 이익을 선물거래 손실로 상쇄하는 것)이 주류를 이루는데 비용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파생거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조 원장은 "논리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비용이 들어간다고 해서 파생거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용을 어느 정도 높일 것이냐의 문제지 원칙적으로 '한다, 안한다'를 논한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외환건전성 부담금 차원이냐는 질문에는 "파생거래의 상당수가 국경거래가 있기 때문에 거래세 부과에는 그런 측면도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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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의 반대에 대해서는 "거래비용을 높여 거래를 끊기게 만들면 안되니 결국 '얼마'의 문제"라며 "시장을 죽일 만큼 큰 금액인지는 누구도 모르지만 이번에는 탄력세 개념이니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법안에 제시된 세율은 한번도 시행해본 적이 없어 100% 확신할 수 없지만 적정한 수준이며, 문제가 있다면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조세연구원이 개원 20주년을 맞아 발표한 보고서 등에서 '증세론'을 제기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증세의 타이밍인지 봐야 한다"며 "재정이 경지조절능력이 있는데 실물경기가 이렇게 좋지 않은 상황에서 증세는 안된다"고 말했다.
세부적인 항목으로는 부가세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당장 세율을 올리는 것은 어렵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면세가 많은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는 것.
법인세의 경우에는 "세율조정의 시기가 아니다"며 "세금이 경기에 미치는 비효율성을 봐야 한다"고 했다. 법인세를 25%까지 일괄적으로 올리기보다는 최저한세율을 높이고 대기업에 편중된 각종공제를 줄여 평균세율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조 원장은 특히 "고소득자 세율을 높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평균세율을 높이는 것"이라며 "소득세 중 근로소득공제는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임금근로자가 '유리지갑'이었던 만큼 종합소득세제에 없는 소득공제제도로 근로소득세를 도입한 것이지만 현재는 종합소득세를 내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신용카드 수수료를 내는 문제를 얘기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투명해졌다는 의미고, 근로소득자에게 주는 혜택의 의미도 사라진 셈이라는 게 조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일본의 소비세 인상사례에서 입증됐듯이 그 재원을 어떻게 사용하겠다는 것이 분명하면 설득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며 "비과세를 없애는 게 힘든 일이지만 노다 총리처럼 세수를 어디에다 쓸 것인가 국민에게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