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복지체계 연계 강화해야 한다”

“고용-복지체계 연계 강화해야 한다”

신순봉 기자
2012.11.11 14:51

한국고용정보원, 지난 8일 고용 복지 관련 정책토론회 개최

사진제공: 한국고용정보원ⓒ
사진제공: 한국고용정보원ⓒ

일자리와 복지는 시대적 화두다.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인해 청년실업은 넘쳐나고 비정규직은 양산된다. 상황이 이러하니 “일자리가 곧 최고의 복지”라는 말도 안 되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일자리가 있어도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선진국은 고용과 복지체계의 연계를 강화하는 추세다. 한국도 직업훈련을 강화하고 고용보험제를 도입하는 등 나름대로 고용과 복지의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시혜적 차원에서 복지문제를 인식하는 탓에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선거철이면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는 논란이 매번 재연된다. 고용과 복지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한 이유다.

한국고용정보원(원장 정철균)이 지난 8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고용과 복지체계의 연계 강화를 위한 정책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에는 총 6명이 발표에 나섰는데 그 중 3명의 발표자들이 제기한 문제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정리한다.

◇ ‘기초보장을 매개로 한 노동과 복지의 결합방식’(박능후 경기대 교수)

첫 발제자로 나선 박 교수는 현 시기를 ‘복지국가 반전기’로 분류했다. 세계가 기초보장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흐름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1980년대 이후 금융자본주의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인 신자유주의에 대한 심각한 회의를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기초보장에 대한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던 사회적 분위기가 국가와 사회의 역할 강화로 바뀌고 있다.”

공동체에 대한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고 정의와 사회적 형평성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붙은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노동권 확보 역시 실업자에 대한 배려는 물론이고 가사, 은퇴, 직업훈련 등으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다시 노동과 연계를 맺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급속히 대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장이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라는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것도 밝혔다. “전후 최장기간 경제성장을 지속한 미국조차도 신자유주의 이념이 팽배해지면서 빈곤률이 ‘복지국가 위기 시기(1980년~2008년)’보다 더 높아졌다. 경제호황이 기초보장을 위한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적 연대, 국민적 평등을 지향하는 이념이 사회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취약계층을 위한 기초보장은 달성될 수 없다는 말이다.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는 복지와 노동의 갈등관계를 주로 조명했다. 소득 측면에서 보면 가장 높은 수준의 임금을 받으면서 노동자 간 갈등과 긴장이 가장 높았던 시기였다. 고임금근로자가 양산되는 가운데 최저생활을 보장받지 못하는, 일하면 일할수록 가난해지는 근로빈곤계층도 증가했다. 이른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 고용과 복지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적기라는 것이 박 교수의 진단이다.

◇ ‘고용-복지 연계를 위한 고용보험체제: 실업급여운영을 중심으로’(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우선 유 교수는 “일선 고용센터에서 실업급여가 지급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실업급여와 취업알선 및 직업훈련이 긴밀한 연계를 갖고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업급여 지급이 그저 행정적인 차원의 집행업무처럼 이뤄진다는 것이다. 재취업을 돕기 위한 지원도 직업훈련에 대한 안내와 지시도 거의 없다는 얘기다.

“실업급여를 신청하면 거의 98% 가까이 급여를 받는다. 실업자는 당연히 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 현재는 문제발생을 억제하는 차원에서 급여지급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민원이 제기될까 두려워 센터장조차 이를 제재하지 못하는 실태에 대한 비판이다.

이어서 그는 비교적 실업급여와 취업알선이 잘 이뤄지는 대표적인 예로 오스트리아 사례를 언급했다. “오스트리아는 1999년 이후 유럽국가들 중 실업률과 장기실업자의 비율이 가장 낮다. 그 이유는 실업급여/실업부조와 고용서비스 간의 긴밀한 연계가 잘 이뤄지기 때문이다.”

현재의 고용센터가 실업급여 수급자의 조기 재취업을 돕는 방향으로 업무 전환을 이뤄야 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제기다. 구체적인 개선책으로 ‘(가칭)구직자 맞춤형 패키지 프로그램의 도입’을 주장했다. 실업급여를 구직수당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끝으로 고용센터의 적정인력 확충과 전문성 제고, 평가지표의 효율화 등 고용 인프라를 확충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 ‘고용-복지 연계를 위한 직업훈련체제 구축’(강순희 경기대 교수)

한국이 직업훈련제도를 도입한 것은 1967년이다. 산업화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의 직업훈련제도는 그간 경제발전단계에 부응하면서 제도의 변화를 도모해왔다.

최근 들어 국가 기간·전략 분야 같은 새로운 산업수요 인력양성과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등에 대응하는 주요 정책으로서 직업훈련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직업훈련이 새삼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는 것은 현대사회가 지식경제사회이기 때문이다. 정보와 지식의 격차가 곧바로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현실이다.

“한국의 직업능력개발정책은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 복지 연계의 관점에서 볼 때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아직도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취약계층이 상대적으로 배제된다는 것이 그 첫 번째다. 그리고 취업근로자에게 편중된 반면 실업자나 개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은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아직 초기이기는 하나 ‘내일배움카드제’의 경우 그 사업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과 복지의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직업훈련의 과제는 무엇일까. 강 교수는 “취약계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하는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에서 나아가 필요한 국민이면 누구나 직업훈련에의 참여를 보장하는 보편적 권리로서, 그리고 사회통합정책으로서 직업훈련이 자리매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업자·취약계층 등 개인에 대한 지원을 첫 번째로 꼽았다. 내일배움카드의 경우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취업의사가 있는 구직자를 잘 선별하고 구직자의 합리적 선택을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재직자 직업훈련을 두 번째로 꼽았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덕재 부연구위원(한국고용정보원), 어수봉 교수(한국기술교육대), 방하남 선임연구위원(한국노동연구원) 등 3명이 제2부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그리고 안상훈 교수(서울대), 이병희 선임연구위원(한국노동연구원), 홍경준 교수(성균관대), 강병구 교수(인하대), 강순희 교수(경기대), 김동헌 교수(동국대) 등 6명이 각각 1부와 2부의 토론자로 나서 토론을 벌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