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속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어떻게 살고 있나?

현실속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어떻게 살고 있나?

이슈팀 홍연 기자
2012.11.13 11:47
▲수실 쿠마르 ⓒBBC
▲수실 쿠마르 ⓒBBC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11억이 생긴다면?

복권에 당첨돼 갑작스럽게 거액의 공돈이 들어오면서 재산을 탕진하고 가정이 파탄 됐다는 소식이 왕왕 들리는 가운데 일확천금을 얻은 인도의 한 청년은 '변하지 않아서' 화제다. BBC 방송은 최근 2009년 개봉된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와 판박이 닮은꼴이라서 화제가 된 한 청년의 후일담을 전했다.

인도 청년 수실 쿠마르(29)는 지난해 10월 인기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될 것인가'에 출연해 5,000만루피(1000만달러·11억3,0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퀴즈쇼 출연 당시 지방정부 계약직 직원이었던 그의 한 달 수입은 6,000루피(13만5,000원)로, 상금은 그의 800년치 수입과 맞먹는 금액이었다.

취재진이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으리으리한 집일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그는 여전히 먼지가 가득한 모티하리의 고향집에서 살고 있었다. 11명의 가족이 방 4개가 있는 낡은 집에서 함께 지내고 있었다. 그의 집 벽 한쪽에 붙어있는 퀴즈쇼 진행자이자 발리우드 스타 아미타브 밧찬의 포스터만이 영화와 같았던 1년 전 순간을 가늠케 한다.

쿠마르는 자신이 받은 상금으로 가장 먼저 발전기를 샀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는 거의 매일 4시간정도 전기가 끊기는데, 발전기를 설치한 뒤엔 좋아하는 퀴즈쇼와 뉴스를 보는데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형제들의 빚도 갚아주고, 아내에게는 장신구를 사줬다. 또 지난달에는 스쿠터 한 대를 샀다. 그는 "돈을 조심스럽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상금 중 20%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저축했다. 지출한 돈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은 바로 근처에 짓는 새집이다. 방9개에 모두 화장실을 설치할 예정이다.

쿠마르는 "내가 상금에 당첨된 후에 많은 사람들 나에게 돈을 빌려달라거나 기부해달라는 청원 편지를 쓰기도 했다. 아이들 결혼이나 집 문제를 부탁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요청에 매우 단호한 입장이다. "백만 달러는 모든 사람들을 도와주기에 절대 충분하지 않다. 한 사람을 도와주면 수천 명의 사람을 도와줘야 할 것이고 나는 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가족들도 쿠마르가 상금을 탄 뒤로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쿠마르의 아버지는 "예전에는 0.5L의 우유를 살 수 있었지만 이제 3L를 살 수 있게 됐고, 비싼 야채도 사게 된 것"이 체감되는 변화라고 말했다.

쿠마르는 12억 인구를 가진 인도에서 이미 유명인사가 됐다. 쿠마르는 "내가 어디에 가도 사람들이 알아보고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고 했다. 퀴즈쇼에서 거액의 상금을 탄 뒤로 그는 직장을 그만뒀고, 책을 읽으며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그는 "언젠가 대학에서 심리학 강의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생애 가장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아내 시마가 곧 첫 아기를 출산해 아빠로서의 그의 삶이 곧 시작되기 때문이다. 거액의 돈을 얻은 후 많은 변화를 겪은 이들과 달리 쿠마르의 일상은 잔잔하다.

쿠마르는 "나는 상금을 타기 전과 똑같은 사람이며, 미래에도 같은 사람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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