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토요일]아름다운가게와 뷰티풀펠로우들

지난 10년 동안 249억 원을 어려운 이웃, 작은 풀뿌리단체와 나눈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의 뜻에 공감해 한 해 1만 여명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판매할 물품을 무상으로 기증했다.
어떤 ‘기업’이야기일까? 수익을 사회와 나누는 사회적기업, 아름다운가게가 그 주인공이다.
2003년 설립된 재사용재활용사회적기업 아름다운가게는 첫해 8317만 원의 수익을 나눈 이래 지난해 31억여 원 등 매년 꾸준히 지역사회와 어려운 이웃과 수익을 나누고 있다. 올해엔 20억여 원의 수익을 배분하기로 하고 28일까지 풀뿌리단체와 어려운 이웃의 신청을 접수 받고 있다.
아름다운가게는 2011년부터 좀 색다른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사회적기업가를 육성하는 지원 프로그램, ‘뷰티풀펠로우’(http://fellow.beautifulstore.org/)다. 다른 사회적기업 지원 프로그램이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데 반해, 아름다운가게의 프로그램은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한다. 즉, 사람을 키우는 데에 투자하는 것이다.
소득과 계층과 관계 없이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도록 멘토링하는 강성태 공신닷컴 대표, 영세기업들에 광고의 기회를 제공하는 박정화 인디씨에프 대표, 동작구에서만 5곳의 협동조합을 키워낸 마을운동가 유호근 희망동네 대표 등 7명의 사회적기업가가 뷰티풀 펠로우로 선정되어 지원을 받고 있다.

지원은 크게 세 방향으로 이뤄진다. 사회적기업가가 사업을 잘 개발하도록 전문가 멘토링, 국내외 연수를 제공한다. 이건 다른 사회적기업 지원프로그램과도 유사하다. 독특한 건 3년간 사회적기업가의 최소 생계비를 지원하고, 아름다운가게의 네트워크 등 인프라를 공유한다는 점이다.
이런 형태로 ‘사람’에 투자하는 프로그램은 국내엔 아직 없다. 올해 3월 한국지부를 연 국제적 사회적기업가 양성기관 아쇼카(korea.ashoka.org)가 올해부터 국내 ‘아쇼카펠로우’를 선발해 지원할 예정이다.
독자들의 PICK
지금 3,360명 읽는 중
이기대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는 “다른 풀뿌리단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수익 나눔을 전개하다가 더 사회 확산성이 높은 배분 사업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며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다른 사회적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면서 사회적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에서 1년여 가까이 어떤 배분 사업을 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결정한 것이 뷰티풀 펠로우 사업”이라며 “우리가 가진 경험과 인프라는 나누는 것이 사회적 경제 생태계에 기여하는 방법이라고 여겼다”고 덧붙였다.
아름다운가게는 국내 사회적기업의 선발주자로 10여년 동안 여러 사업을 론칭하고 성공하거나 실패한 경험을 어느 곳보다 많이 가지고 있었다. 또한 116개의 점포망과 수만여 명의 사회관계망 등 사회적 자본도 쌓였다.
아름다운가게의 인프라 공유는 새 사업을 시작하는 뷰티풀펠로우들에게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효과를 냈다. 사회적기업계의 '대기업'인 아름다운가게가 사회적 '소기업가'들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 거점이 있는 공신닷컴의 강성태 대표는 그동안 서울까지 와서 멘토링을 받고 가는 지역 아이들을 보며 지역사업을 고민하고 있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아름다운가게는 지역본부에 연락해 복지관 등지에 무료 강연장을 마련하고 언론 홍보를 통해 멘토링 받을 학생들을 모았다. 기업의 사회공헌 파트를 통해 몇 개월 동안 해결하지 못한 일을 아름다운가게는 단 4~5일만에 해결한 것이다. 공신닷컴은 뷰티풀펠로우가 된 이래 전국 순회 강연회를 두차례 열었다.
10년간 동작구에서만 활동한 마을기업 활동가인 유호근 희망동네 대표는 성대시장 골목 안에 사무실을 차리고 3년 안에 협동조합 10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람들 간 관계를 만들고 신뢰를 쌓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름다운가게 관계망을 통해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장, 이원재 전 한겨레경제연구소장 등 사회적 경제 생태계의 유명 강사를 초빙해오면서부터 판도가 달라졌다. 마을 사람들이 유 대표를 믿고 마을 협동조합에 무배당 출자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류은화 아름다운가게 사회적기업센터 팀장은 “유정호 소셜코어 대표의 경우, 올해 장애인을 위한 점자 책을 출판해 아름다운가게 전국 매장에서 판매하기로 했다”며 “뷰티풀펠로우들이 아름다운가게가 아니면 내가 어디서 그런 인맥과 인프라를 얻겠냐고 말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007년 이래 매년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토요일(이하 머투 아토)’을 열어 아름다운가게의 수익 배분 사업에 책 바자 수익금을 기부한 머니투데이는 올해엔 뷰티풀펠로우 사업을 지원한다.
올해 머투 아토는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서울 대학로의 아름다운가게 동숭동 헌 책방에서 열린다. 이번 바자에는 머니투데이 임직원이 기증한 경제·경영·증권 전문서 등 1000여권의 도서와 기존 동숭동 헌책방 보유 장서 5만권 등 총 5만1000여권이 판매된다. 올해엔 특별히 뷰티풀펠로우들이 책 기증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