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뜯어보기]1958년 설립 최대 악기사...시장 부진에 '美 악기사 인수' 나섰지만...
삼익악기가 스타인웨이라는 '뜨거운 감자'로 고민에 빠졌다. 지난 4년간 인수를 목적으로 미국 나스닥상장 악기제조사인 스타인웨이 지분을 사모았는데 올들어 급등한 주가로 인해 완전히 손에 넣기에는 자금부담이 크고, 심지어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가게 생겼기 때문.
악기 업황 부진과 내수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글로벌 악기제조사를 인수, 재도약의 발판으로 활용하겠다는 '회심의 카드'가 자충수로 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쪼그라드는 재무제표, 깊어지는 고민=삼익악기는 현재 보유 중인 850억원 규모 스타인웨이 지분(28.2%)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유형 자산을 매각하고, 사채와 단기차입금을 늘렸다. 이로 인해 재무 상태는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다.
삼익악기는 2009년부터 3차례에 걸쳐 보유 중이던 인천시 부평구의 토지 및 건물을 매각해 총 252억원을 현금화했다. 1년 미만의 단기차입금도 2008년 기준 300억원대에서 지난해 기준 1169억원까지 늘었고, 3년 이상의 장기차입금도 190억원에 달한다.
올들어서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200억원, 전환사채(CB) 100억원을 발행했다. 이로 인해 삼익악기는 이자 비용으로만 연간 71억원을 쓰고 있다. 이는 연간 당기순이익(76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이렇게 확보한 현금 대부분은 '스타인웨이' 지분을 사는데 썼다. 삼익악기는 2009년 11월 스타인웨이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70만주를 320억원에 취득했다. 이후 두 차례 추가 지분 확보로 지난 3월말 기준 376만8554주(총 854억원어치)를 보유중이다.
올들어 스타이웨인 주가가 연초대비 65% 올라 35달러를 웃돌면서 최종인수를 고려하던 삼익악기의 '계산'과 '현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삼익악기가 처음 스타인웨이 주식을 사들였던 2009년(10달러)와 비교하면 250% 오른 수치다. 여기에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앤코'가 스타인웨이에 대해 공개매수를 선언하면서 인수 금액이 5000억원대까지 높아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삼익악기는 8월 15일까지 마지막 인수 기회가 남아있다. 스타인웨이가 오는 8월15일 이전까지 콜버그앤코 외의 다른 기업의 인수제안서를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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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익악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4년간 공들인 인수작업을 단숨에 접자니 새로운 성장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공개 매수에 응해 보유 지분을 매각한다 해도 시세차익은 5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그동안 들어간 이자비용과 세금 등을 제하고 나면 수중에 들어오는 건 300억원 안팎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의 악기사...내수 침체에 해외사업 부진 ‘이중고’=삼익악기는 1958년 설립된 국내 최대의 종합악기회사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절 경영난을 겪으면서 현재 최대주주(지분율 20.25%) 김종섭 회장이 경영권을 확보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40.15%다.
삼익악기가 무리한 출자를 통해 스타인웨이 지분 인수에 나선 것은 최근 10여년간 국내 악기시장이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2000년대 전략적으로 진출한 해외 현지법인과 자회사들도 대부분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익악기 별도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1032억원으로 전년대비 3.65% 줄었고 영업이익은 48.99% 감소한 42억원에 그쳤다. 주력제품인 피아노와 기타 판매량이 전년대비 44% 감소했기 때문. 특히 고가인 그랜드피아노와 전기기타 매출 감소가 두드러지면서 수익성은 나빠졌다.
해외법인 가운데 적자지속이던 일본법인은 지난해 설립 5년만에 폐업처리 했고 미국 판매법인(SAMICK MUSIC CORP.)과 악기부품제조사(Triopine U.S.A. INC.)도 적자에 빠져있다. 삼익악기의 종속기업 가운데 디지털피아노 제조업체 '심스뮤직'과 음악교육컨설팅업체 '삼익뮤직스쿨', 교육회사 '미래를만드는사람들'과 악기부품제조사 '삼송캐스터'도 줄줄이 적자다.
삼익악기 관계자는 "국내 악기시장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사양산업으로 분류돼 매출이 점차 줄고있는 상태"라며 "미국과 독일에서 수익성 개선을 유도하고 있고, 중국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