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형 '1조 펀드' 11개 중 3개 가치주 펀드···"저금리·저성장 시대, 대세는 가치주"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가치주가 각광받으며 설정액 1조원 이상 '공룡펀드' 반열에 가치주 펀드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조원 이상 국내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 10개 중 가치주 펀드가 3개로, 3개 펀드의 설정액 합계가 4조5491억원에 달했다. 10개 펀드 중 섹터펀드인 한국투자삼성그룹펀드와 인덱스 펀드 2개를 제외하면 사실상 7개 중 3개가 가치주 펀드인 셈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자산운용본부장은 "저금리 기조에 소외됐던 가치주, 배당주, 우선주가 주목받고 있다"며 "시중 금리가 3%도 안 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5~6%대 배당과 자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을 찾다보니 가치주가 재평가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룡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가장 큰 상품은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주식]로 2조4200억원(27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이 펀드는 올해 6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소식에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자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며 설정액 2조원을 넘긴 '초대형 펀드'로 등극했다.
올 들어 1조 펀드 반열에 합류한 다른 두 가치주 펀드는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 1(주식)와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주식) 펀드로 각각의 설정액이 1조998억원, 1조303억원을 기록 중이다.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는 상반기 설정액 100억원 이상 펀드 가운데 수익률 1위를 차지하며 펀드 사이즈가 6000억원에서 단숨에 1조 반열에 올랐다.
두 펀드는 증시가 지지부진했던 8월 들어 자금 유입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8월 9일에,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는 8월 20일에 각각 1조원을 돌파했다. 코스피 지수가 1900선을 밑돌자 저가매수를 노린 자금이 이들 펀드에 몰린 탓이다.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는 3년 이내 환매시 이익금의 30%를 내는 환매 제한이 걸려있는데도 자금 유입이 쇄도했다.
세 가치주 펀드는 수익률도 탁월하다. 27일 기준 한국밸류10년투자 1(주식)(C)의 3년 수익률은 53.32%로 1조 펀드 가운데 1위다.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와 신영밸류고배당(주식)C도 3년 수익률이 각각 52.79%, 43.42%로 시중 금리를 압도적으로 상회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1조 펀드 가운데 성장주 펀드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 1(주식)(A)와 JP모간자산운용의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자(주식)A 펀드의 3년 수익률이 각각 22.33%, 7.47% 인 것과 비교해도 가치주 펀드의 성과는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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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03년 5월 설정돼 올해 11년차를 맞은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설정 후 누적수익률이 438.43%를 기록했다. 11년 전 1억원을 묻은 투자자라면 펀드에 넣은 돈이 5억원이 됐다는 얘기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컸던 시기를 거치면서도 가치주 펀드는 고객 자산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며 "투자 철학을 지켰던 펀드에 대한 고객 신뢰가 형성됐고 이를 바탕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