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왜 폭증했나 했더니…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왜 폭증했나 했더니…

지영호 기자
2013.10.23 05:26

보증한도 높이고 집주인에 '통지' 방식 전환…미분양아파트 계약 85%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정부가 '8·28 전·월세대책'을 통해 내놓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자의 85%가 미분양아파트를 입주하는데 이 상품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 가입자수는 481건으로, 이 가운데 미분양아파트에 전세계약을 맺은 경우는 85%인 408건에 달했다. 나머지 73건은 기존주택을 상대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신청한 사례로 조사됐다.

 사업장별로는 경기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가 지난 12일 프로모션을 통해 예정 물량인 253가구의 전세계약을 마무리했다. 한양의 영종하늘도시 한양수자인과 파주 운정 한양수자인이 각각 127건과 28건의 계약을 이끌어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임대인의 부도나 파산으로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상품이다. 상품에 가입하고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보증기관이 대신 보증금을 지급하게 된다.

 집주인의 과다한 은행 빚으로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전세 피해를 막을 수 있고 살아보고 주택 구입을 결정하는 애프터리빙 상품에 가입했다가 분양회사의 부도로 막대한 잔금을 떠안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게 주택보증 설명이다.

 건설업체 입장에선 공공기관의 보증을 통해 미분양아파트를 해소하는 동시에 자금경색을 해소할 수 있다. 보증금 반환 보증과 함께 모기지 보증을 진행할 수 있어서다. 모기지 보증은 미분양 주택을 담보로 대출 원리금 상환을 보증하는 상품이다. 8·28대책에 따라 이달부터 보증한도가 감정가액 대비 50%에서 60%로 늘었다.

 미분양주택사업자는 미분양아파트를 전세금 포함, 최대 감정가액의 90%까지 보증을 받을 수 있고 시중은행보다 저리로 빌릴 수 있어 자금 문제를 풀 수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전세계약자의 보증금과 모기지 보증을 통해 분양가의 70% 수준까지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며 "미분양 적체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의 입장에선 오아시스와 같은 제도"라고 평가했다.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이는 기회라는 평가가 나오자 골칫거리 사업장을 보유한 건설업체의 경우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안건설산업의 파주신안실크밸리, 일성건설의 김포한강신도시 일성 트루엘, 동문건설의 청라지구 동문굿모닝힐 등이 보증 연계 상품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 한화건설의 김포시 풍무5지구 한화 꿈에그린월드 유로메트로 역시 내년쯤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깡통주택 세입자의 전세자금을 지켜주겠다며 9월10일부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상품을 판매했으나 9월 실적은 1건에 그쳤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10월부터 주택보증은 한층 완화된 조건을 내걸었다.

 보증한도를 높이는 동시에 집주인의 동의가 있어야 상품 가입이 가능했던 기존 방식에서 단순 통지 방식으로 전환했다. 주택보증이 송달한 채권양도 통지서를 집주인이 수령하면 계약 효력이 발생되는 방식이다.

 주택보증 관계자는 "집주인 동의가 필요해 현실적으로 꺼리는 부분을 재조정한 것"이라며 "전세보증금을 떼일까 우려하는 개인과 미분양 해소 목적이 건설기업 모두에게 득이 된다는 점에서 호응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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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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