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권리금' 법으로 보장, 첫발 뗏다

'상가권리금' 법으로 보장, 첫발 뗏다

김경환 기자
2014.01.29 05:45

[집중분석-상가권리금 보호①]지금껏 국세청 상가권리금 신고 한건도 없어...증세효과 상당할 듯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지난 16일 '상가권리금 보호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하면서 상가권리금에 대한 법의 보호가 첫발을 떼게 됐다.

얼마전 5주년을 맞은 용산참사의 발단 역시 상가세입자들의 '상가권리금'이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등 상가권리금은 최근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는 점에서 지금껏 상가권리금 공론화를 애써 외면해왔다.

상가권리금이 실제 통용되고 있지만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 지하경제의 일환이란 점도 보호를 받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임차인이 다른 임차인에게 점포를 넘길때 권리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안에 따르면 신규임차인은 상가권리금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임대인에게 권리금 지급 사실을 통지해야 한다.. 그리고 신규임차인은 관할 세무서에 신고해 확정일자를 부여받고, 임대인은 종전임차인이 신규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도록 한다.

임대인이 종전임차인에게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장하지 않고 동일업종으로 영업하면서 신규임차인에게 새로운 권리금을 받는 경우 종전임차인에 손해배상 책임을 부여하는 내용도 담았다. 의도적으로 권리금을 약탈하는 행위를 방지하겠다는 것.

하지만 이 법안은 한계도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물주인 임대인이 임차인을 쫓아낸 후 같은 업종을 직접 경영하거나 같은 업종의 다른 임차 상인에게 점포를 임대했을 때로만 손해배상을 국한했기 때문이다. 임차인이 쫓겨나더라도 다른 종류의 장사를 할 경우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것이다.

민 의원측 관계자는 "상가권리금은 워낙 복잡한 문제라서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기란 불가능하다. 우선 상가권리금법을 법의 틀안으로 끌고 들어와 규정하고,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는 "권리금을 악의적으로 빼앗는 사례를 법으로 보호하고 나머지 사례들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상가권리금법을 추진한후 단계적으로 공영개발에 따른 임차인 보호 등에 대한 규정 등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상가권리금은 기존 가게의 영업성과에 대한 일종의 대가로 임차인 간 주고 받는 무형의 영업권이다. 임차인이 오랜 영업과정을 통해 형성한 무형의 재산권인 셈이다. 상가권리금은 시장에서는 바닥(지역)권리금, 영업권리금, 시설권리금 등으로 나뉘어 실질적재산권으로 인정받고 거래되고 있어 실체는 있지만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금껏 상가권리금을 신고한 사례는 단 한건도 없다. 세금도 내지 않는 '지하경제'인 셈이다. 상가권리금이 법의 테두리에서 보호를 받고 양성화되면 증세효과도 상당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민 의원 측은 상가권리금 등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세금을 일정기간 유예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상가권리금은 한국에만 있는 특수한 제도도 아니다. 영국과 프랑스의 경우 임대인이 임대차 계약갱신을 거절할 경우 임차인에게 '영업보상'을 해준다. 일본 역시 단골고객 수에 따라 보상하는 유사한 제도를 갖고 있다.

민 의원은 "상가권리금은 상가 임차인에게는 먹고사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법적 실체는 있지만 보호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해 이를 공론화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상가권리금 제도화 논의가 시작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철호 변호사는 "권리금 보호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가 전무한 현행 법제에서 이를 권리구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현실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권리금 약탈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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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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