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영업 양산하는 의료법, '규제개혁' 촉구 봇물… "자격증제 도입해야"

세계적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최근 자신의 팔에 하회탈 모양과 한글이름 '비버'를 문신으로 새겨 관심을 끌고 있다. 비버의 팔에 문신을 새긴 주인공은 미국에 거주하는 타투 아티스트 조승현씨. 하지만 정작 비버가 한국에서 하회탈 문신을 새겼다면 어떻게 됐을까.
조씨가 의료 전문면허 소지자가 아니고, 문신을 새겨준 장소가 의료기관이 아니라면, 의료법 제27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문신 서비스를 받은 비버에겐 법적인 책임이 없으나 조씨에겐 범법자라는 꼬리표가 붙게 되는 것.
정부가 '규제개혁'을 화두로 던진 이후 규제개혁포털(www.better.go.kr)에 타투 합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3일 현재 타투 관련 신문고에 올라온 글만 165개에 달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바늘이 피부로 들어가 이뤄지는 침습행위를 의료인만 할 수 있는 의료행위로 분류되는데 이 때문에 미용목적의 눈썹문신, 아이라인문신, 타투, 귀뚫기 등이 모두 의료면허 없이 이뤄지면 불법이 된다.
지난해 8월~11월까지 서울시가 시내 미용업소 100여개소를 수사해 적발한 불법 의료행위업소 23곳 중 19곳이 눈썹문신을 포함해 반영구화장을 한 미용업소였다.
익명의 타투이스트는 "예술가로서 일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지만 의료면허가 없다는 이유로 범법자로 살아가고 있다"며 "타투는 패션, 예술의 한 부분인데도 의사가 아니면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란 기우만으로 불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타투 종사자 A씨는 "외국에선 최소한의 자격만 갖추면 비의료인도 할 수 있는 미용업을 기존 의료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국내에는 대한타투협회를 비롯해 복수의 타투 관련 협회가 있고, 홍대를 중심으로 다수의 타투 아티스트들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90%이상이 의료 전문면허가 없기 때문에 음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군자역 주변에서 피부클리닉을 운영하는 H원장은 "현재 문신을 하는 사람들의 90%이상이 비의료인에게 받고 있고 그나마 타투를 하는 의사들도 반영구화장을 하는 수준"이라며 "이마저도 직접 하기보다는 병원내 반영구 화장센터를 만들어 시술을 감독하는데 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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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춘진 의원이 지난 2007년부터 음성적 타투시술을 양성화하기 위해 공중위생 관리법 개정안을 매년 발의했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의료업계는 타투는 표피가 아닌 진피 가까이 색소를 넣는 시술이라 보톡스, 필러 등과 같은 침습이라는 입장이다. 비의료인에게 바늘 사용을 허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
H원장은 "그렇다고 패션과 음악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문신을 계속 의료인들만의 영역으로 두는 것도 적절치 않다"며 "결국 문신사와 의료인의 협력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타투업계 종사자들은 문신시술에 필요한 의료교육을 일정기간 이수한 후 자격시험을 거쳐 허용하는 '문신사 라이센스' 제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송파구에서 타투 영업을 하는 K씨는 "타투 아티스트는 정부가 발표한 신직업군에도 들어있지만 여전히 불법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반영구화장을 미용업으로 분류하되 시술자에게 충분한 교육과 자격을 갖추게 하고 관리감독을 한다면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규제개혁위원회 관계자는 "신문고에 관련건의가 많이 올라오고 있지만 보건복지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진행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