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이노근 의원,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발의

'현대판 음서제'로 불리는 공공기관들의 직원 자녀 취업 우대, 이른바 '고용세습'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공공기관이 직원 채용 때 전·현직 직원의 가족에게 가산점을 주는 등 우대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담고 있다. 또 공공기관이 직원의 채용이나 승진 등 인사 전반을 공정하게 운영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의원은 "공공기관들이 사회통념에서 벗어난 자녀 학자금 과다 지원, 퇴직금 가산 지급 등 과도한 복리후생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데, 전·현직 직원의 가족을 특별채용할 수 있도록 고용세습까지 허용하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는 공공기관들의 음성적인 고용세습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고, 심지어 일부 공공기관이 단체협약에까지 고용세습을 명시하면서 다른 국민들의 일자리를 부당하게 빼앗고 있다는 문제 의식에 따른 것이다.
이 의원실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179개 공공기관의 단체협약을 전수조사한 결과, 강원랜드 등 33개 공공기관이 단체협약에 고용세습 관련 내용을 명시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강원랜드는 업무상 재해가 없었더라도 정년퇴직한 노조원이 요청할 경우 직계가족에 채용시 우선권을 부연하다고 단체협약에 규정돼 있었다.
단체협약에 고용세습을 명시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사법부의 판단도 있었다. 지난해 5월 울산지법은 "업무상 사망 또는 6급 이상의 장해로 퇴직한 직원의 직계가족 또는 배우자를 특별채용한다"는 현대자동차 단체협약 규정에 대해 "사용자의 인사권을 침해한다"며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업무상 재해로 피해를 입은 분들의 가족들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정서적인 문제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도 "공공기관들은 업무상 재해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보상 제도를 운영하는데, 추가적으로 능력과 상관없이 가족의 취업까지 보장해주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지금 5,437명 읽는 중
이 관계자는 또 "업무상 재해 등으로 희생된 직원의 가족들이 정말 안타까운 처지에 있어 반드시 취업이 필요한 상황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위반시 제재 규정은 두지 않고 선언적으로만 '고용세습'을 금지하려는 것"이라며 "법안 심사 과정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등의 단서 조항을 달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인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노사간의 자율적인 협약으로 정하는 부분까지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취업 비리에 해당하는 경우와 업무 중 상해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