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구원할 첨단 신소재 어떤 게 있나?

인류를 구원할 첨단 신소재 어떤 게 있나?

양영권 기자
2014.07.07 07:02

[생활속산업이야기] 인구 증가에 필수적인 자원.에너지 사용 증가…산업계는 '경량화소재'에 올인

유엔 경제사회국은 2011년 발간한 세계 인구보고서에서 다소 충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70억명을 돌파한 세계 인구가 2100년 101억명이 된다는 것이다. 유엔은 이전까지는 세계 인구가 2100년 91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하지만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국가들의 출산율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를 것으로 예상하고 전망을 수정했다.

인구 증가와 함께 폭발적으로 늘게 될 에너지와 자원 수요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지가 인류에게 숙제로 주어졌다. 에너지 사용 증가에 따라 지구 온난화가 가속될 것이라는 점도 걱정거리다.

화학연료 사용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게 해결책으로 거론되지만 인간의 의식주에 필요한 소재의 수요까지는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게 한계다.

◇ "경량화 소재, 자원 고갈 및 지구 온난화 해결책"=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푸는 방안으로 산업계가 주목한 것이 있다. 바로 강도와 화학성 등을 높여 적은 양으로도 기존의 소재와 같거나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첨단 소재들이다.

만약 철의 강도가 2배가 되면 같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철의 양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자동차, 항공기 부품을 만든다면 소비 연료는 그만큼 줄어들게 되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어든다. 이런 소재를 '경량화 소재'라고 부른다.

지난 3일에는 러시아에 연구, 생산 조직을 두고 있는 '옥시알'이라는 업체가 한국의 벤처기업 어플라이드카본나노에 탄소나노튜브(CNT)를 공급해 관련 제품 양산을 위한 연구에 들어가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CNT는 경량화 소재의 '지존'이라 할 만하다. 강도는 강철의 100배에 달한다. 섭씨 1000도에도 견딜 수 있고, 구리보다 전기가 잘 통한다.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실리콘보다 전자의 이동성이 빠르다는 특성도 있다.

금속이나 플라스틱에 CNT가 첨가되면 물성이 바뀐다.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에 0.001%만 첨가해도 강도는 강철과 같아진다. 알루미늄은 철에 비해 무게가 3분의1에 불과하다. 따라서 CNT를 첨가한 알루미늄을 자동차, 항공기 제조에 사용할 경우 무게가 줄어 연비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옥시알의 탄소나노튜브 제품 '튜발'과 이를 첨가한 타이어./사진제공=옥시알
옥시알의 탄소나노튜브 제품 '튜발'과 이를 첨가한 타이어./사진제공=옥시알

"탄소나노튜브, 10년 뒤 관련 시장 '7경'"=CNT 극소량을 시멘트에 첨가할 경우 CNT가 철근 역할을 해 강도를 높이기 때문에 그만큼 적은 양의 콘크리트로도 높은 건물을 올릴 수 있다. 타이어에 CNT를 1그램만 넣으면 내구성과 연비, 운전성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과학계에서는 우주 정거장까지 연결하는 '우주엘리베이터'를 만든다면 그 재료는 CNT가 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세계적으로 2만 건 이상의 CNT 관련 특허가 출원돼 있다. 옥시알의 미카엘 프레텐스킨 기술이사는 "플라스틱이나 세라믹, 금속 등 수 천 개의 물질에 CNT만 첨가하면 추가적인 장비 없이 신소재 개발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수한 성질에도 아직 상용화가 되지 않는 것은 가격 때문이다. 1그램당 100만원 정도로 황금보다 10배 이상 비싸다. 옥시알은 가격을 30분의 1정도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파격적은 저가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25년쯤에는 관련 시장이 70조 달러(7경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업체 가운데는 한화케미칼이 CNT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3월 울산에서 연산 50톤 규모의 CNT 제조 설비 가동에 들어갔다.

한화케미칼 효성 포스코도 '경량화' 화두=업계에서는 CNT 외에도 다양한 경량화 소재를 산업에 접목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게 탄소섬유다. 탄소섬유는 강철의 4분의 1 수준으로 가볍지만 강도는 10배 이상이다. BMW가 최근 출시한 전기차 i3는 차체에 금속 대신 가벼운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배터리를 포함해 공차 중량이 1300㎏로, 기존 BMW 경량 모델 1시리즈보다 125kg 가볍다. 탄소섬유 시장에는 효성과 태광산업, 삼성SDI 등 국내 소재·섬유업체들도 진출해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탄소섬유 시장은 오는 2020년 50억달러(5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글로벌 업체 듀폰과의 소송에서 이겨 화제가 된 아라미드 섬유 역시 업계에서 주목받는 경량화소재다. 5mm 정도 가는 실로, 2톤의 자동차를 들어 올릴 정도의 강도를 가졌다.

철강업체들도 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지난 4월 업계 최초의 전기차 전용 차체 PBC-EV(POSCO Body Concept-Electric Vehicle)를 공개했다. 포스코의 차세대 초고강도강을 기존 차체 대비 무게를 26.4% 줄이는 데 성공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체, 플라스틱업체, 섬유업체의 주된 기술개발 트렌드는 모두 강도는 우수하지만 무게는 가벼운 '경량화소재'"라며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야 하는 필요성이 높아질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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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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