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병언 사망 '영구미제'… 한국판 CSI법 나온다

[단독]유병언 사망 '영구미제'… 한국판 CSI법 나온다

박경담 기자
2014.08.04 05:51

[the300] [한국판 CSI법①] 여당 박인숙 의원, "검시 전문가 확충"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 예정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 원인이 '영구미제'로 남겨졌다. 이같은 상황이 재발되는걸 막기 위해 변사 사건을 맡을 검시 전문가를 확충하고, 검시 대상의 기준을 명확히 하는 이른바 '한국판 CSI(과학수사대)법'이 입법 추진된다.

3일 국회에 따르면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은 이르면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박 의원은 "우리나라 검시 제도에 미비한 점이 많다"며 "적어도 억울한 죽음이 의심될 수 있는 특정한 상황에서 만큼은 법의학적 검시가 의무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검시 대상의 기준을 법률에 명시하는 것은 경찰이 신고 직후 자의적 판단에 따라 변사체를 단순 행정 처리키로 함에 따라 유 전 회장 사태처럼 중요한 사건이 묻히는 문제를 막기 위함이다.

법의학적 전문지식을 갖춘 등 검시 전문 인력을 확충하려는 것 역시 검시 전문가 부족이 이 같은 문제를 초래했다는 문제 의식에 따른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검시에 전문성을 가진 법의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23명을 포함해 50여명에 불과하다. 인구 100만명 당 법의관이 1인 뿐인 셈이다. 반면 검시 제도가 발달된 미국에서는 인구 15만명당 법의관 1명 꼴이다.

박종태 대한법의학회 회장은 "법의학자 수가 크게 부족한 만큼 현실적으로 일단 몇몇 지역부터 점진적으로 인원 늘리는 방식으로 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2005년부터 도입한 경찰검시관을 기존 67명에서 144명으로 증원할 계획이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임상병리학, 간호학 등 법의학 비전공자들이 채용되는 경우가 많아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다.

이숭덕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현장성, 전문성, 독립성 등이 검시 제도와 관련된 주요 문제인데 수사기관과 관련되지 않은 전문가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독립성은 검찰과 경찰 간 힘겨루기와 연관될 수 있어 복잡할 수 있지만 전문성과 현장성을 강화하는 것은 당장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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