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아빠가 필요한 순간들’

‘엄마가 있어서 좋다, 나를 예뻐해 주어서. 냉장고가 있어서 좋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서 좋다, 나랑 놀아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몇 해 전 한 초등학생의 시가 아버지들의 마음을 울렸다. 아버지가 열심히 일한 돈으로 냉장고와 강아지를 산 줄 모르는 아이의 시다. 하지만 이 시대를 사는 바쁜 아버지와 자식들 간 거리감은 현실이라 그냥 웃어넘기기 힘들다.
‘아빠가 필요한 순간들’의 저자는 ‘양보다는 질’이라고 말한다. 아빠는 일정한 시간을 내야 하는 양적 측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지만 아이와 심리적 유대관계를 잘 유지하면 질적 측면에서 강한 ‘아빠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현직교수인 저자는 바쁜 아버지도 자녀에게 인생의 ‘멘토’가 될 수 있음을 이 책에서 증명한다. 글씨를 반듯하게 쓰는 기본에서부터 대학을 결정하고 직업을 고르는 중요한 일에 이르기까지. 자식의 인생을 직접 걸어줄 순 없어도 자신이 걸어온 인생지도를 펼쳐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아버지는 둘도 없는 멘토가 된다.
자식의 사소한 일상도 예외가 아니다. ‘할 일도 많고 배울 것도 많은 우리 아이들이지만 맛있는 달걀말이나 스파게티를 만드는 실력 정도는 갖추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대목에선 아버지의 세심함과 따뜻함이 느껴진다. 자신의 경험에 비춰보면 작은 음식에서 인생의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었으니 자식들도 그런 행복을 느껴보라는 아버지의 마음이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마음으로 다가서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이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는 어떤 조언을 해야 할까. 직업선택의 기로에서 아버지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교육철학과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아빠가 필요한 순간들=여기태 지음. 카시오페아 펴냄. 218쪽.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