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금융앱스토어 패러디 사이트 '문제없다' 판결

法 금융앱스토어 패러디 사이트 '문제없다' 판결

진달래 기자
2014.09.04 14:15

금융기관 스마트폰 앱 정책을 비판한 패러디 사이트가 피싱사이트로 지목돼 접근 차단된 사건에 대해 법원은 패러디 사이트 운영자의 손을 들어줬다. 사이버상 표현의 자유 문제로까지 불거졌던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패러디 사이트는 피싱과 상관이 없다고 판단했다.

4일 시민단체 오픈넷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SK텔레콤, LG 유플러스에 대해 금융앱스토어 비판을 위한 패러디 사이트 운영자에게 손해배상토록 판결했다.

이번 사건 발단은 지난해 4월로 거슬러올라간다. 대학생 웹 개발자 A씨는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금융앱스토어의 보안 취약성을 비판하고자 패러디 사이트를 만들었다. 금융앱스토어 설치시 '알 수 없는 출처의 앱'도 설치되도록 설정해야하는 등 보안 취약성 내용을 상세히 설명한 사이트다.

금융결제원은 이 패러디 사이트를 특정 사이트 사칭 피싱 사이트로 간주하고, KISA 측에 접속 차단을 요청했다. KISA는 이동통신사에 사이트에 대한 접속차단 협조요청을 발령했다. 정보통신망법 위반사항이 없다는 이유로 25분만에 협조요청은 번복했지만 이미 차단 조치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3일간 해당 사이트 접속을 차단했다.

오픈넷은 이 사건이 사이버상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행위라고 보고, A씨를 대신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게 됐다.

재판부는 "KISA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여부를 최종 심사할 고도의 '주의의무'를 소홀히했고, 이동통신사들은 제때 접속차단 해제를 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며 "각 원고에게 100만원의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금융결제원의 경우 정보통신망법 위반의 개연성만 존재하더라도 신고를 해야 할 법적 의무를 인정해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오픈넷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요한 의미"라며 "접속차단 관련 행정심의에 요구되는 '엄격한 주의의무'를 인정했고, 다소 과격한 패러디의 형식으로 정부 정책을 비판한 행위도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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