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개발 문서플랫폼 포기…협업-모바일환경 감안한 결단

삼성전자가 사내 공식 문서작성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22년동안 사용해 왔던 '훈민정음'(현 정음글로벌)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MS워드'로 변경한다. 대내외 파트너들과의 협업 편의성 및 모바일 주도의 업무환경 변화에 삼성전자는 자체 문서 플랫폼을 바꾸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개월의 병행 사용기간을 거쳐 내년 1월1일부터 'MS워드'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체 개발한 '정음 글로벌'을 문서작성 프로그램으로 사용해 왔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협력사 등은 정음 글로벌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일반 문서프로그램으로 전환해 볼 수 있는 '뷰어'를 설치해 사용해야 했다. 문서의 확장자명은 '***.gul'이다.
이번 결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4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한 지 일주일 만에 발표됐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삼성전자 측은 '오랜 시간에 걸쳐 검토한 사안'이라며 이날 회동과 이번 결정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부인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 강화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보였다.
'MS워드'로의 전환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내외 협업을 하면서 MS워드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아졌고 업무환경이 모바일 중심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오래 전부터 MS워드로 전환하는 사안을 검토해 왔다"고 말했다.
'MS워드'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하는 문서작성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협력사들과의 대외 업무 등 호환성이 뛰어나다. 또 '엑셀', '파워포인트' 등 다른 사무용 소프트웨어와 완벽한 호환이 가능해 생산성이 높다. 윈도, 안드로이드, 리눅스 등 대다수의 운영체제(OS)를 지원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MS워드'가 작업 중인 문서의 변경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 내부 임직원들의 협업을 강화하는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사내 집단지성시스템인 '모자이크'(MOSAIC)에 문서 공동편집 기능을 적용하고 'MS워드'와 호환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정음 글로벌' 개발은 중단된다. 현재 윈도8버전 이후 신버전 배포는 없다. 다만 '정음 글로벌'을 사용해 온 외부 고객들에 대해 오는 2019년 말까지 전담 고객센터를 운용해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기업고객은 계약에 따라 '정음 글로벌'을 쓸 수 있고, 일반 개인사용자는 영구 사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기존 사용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내년 1월 전용 문서변환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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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1992년 PC제품용으로 '훈민정음'을 개발, 1994년부터 사내 표준 문서작성 프로그램으로 사용해 왔다. 지난 2005년 통합형 워드 프로세서 형태의 '정음 글로벌'로 진화했고 현재 윈도8버전까지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