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괴물쥐' 뉴트리아 논란①]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도 불리는 '괴물쥐' 뉴트리아가 환경부 국정감사의 쟁점으로떠올랐다.
쥐는 물론 소형동물, 어류, 곤충까지 모조리 다 잡아 먹는 뉴트리아는 특히 수생식물의 부드러운 뿌리를 먹어치워 습지의 자생능력을 크게 떨어뜨려 농가의 애를 태우고 있다. 뉴트리아 한 마리는 축구장 1개면 넓이를 초토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는 행정부의 안일한 외래종 가축 정책과 미흡한 대응을 지적하고 나섰다. 정부가 2009년 뉴트리아를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했지만, 이후 뉴트리아는 서식지역을 더욱 확대해 나갔다. 낙동강 등 경남지역에 주로 서식하던 뉴트리아는 현재 서식지를 넓혀 충청도에서도 서식이 확인되고 있다.

◇'퇴치작전 실패' 이전 '외래종 가축 정책'의 실패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현행 축산법상 정부는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가축'을 지정 또는 '지정 철회'할 수 있다. 애초에 가축으로 지정되면 안 됐을 뉴트리아가 가축으로 지정됐다는 게 환노위 의원들의 판단이다. 가축으로 지정되면 사육농가는 각종 정책자금이 지원되고, 재해 발생 시 보상대상에 포함된다.
뉴트리아의 경우,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이미 1999년에 제기됐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연구팀은 1996~99년 경남 창녕 우포늪 포유류 서식 실태조사를 통해 뉴트리아의 대량 서식 사실을 지적하며, 뉴트리아에 대한 정밀조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오히려 2001년 뉴트리아를 가축으로 지정했다. 당시 뉴트리아 사육 농가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후 IUCN연구팀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뉴트리아 사육 사업이 쇠퇴, 야생으로 방사된 뉴트리아는 급격히 개체수를 확장해갔다. 야생으로 방사되는 뉴트리아를 지켜보고만 있었던 정부는 2009년에야 뉴트리아를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하고, 2013년 가축에서 제외했다.
정부의 또 다른 잘못된 외래종 가축 지정 사례는 '사육곰'이다. 정부는 군사정권 시절이던 1981년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곰을 수입해 사육했다. 어린 곰을 들여와 제3국에 재수출할 목적이었다. 사육곰을 '특수가축'으로 지정, 농가에 사육을 적극 권장했다.
하지만 이후 곰 보호여론이 대두되면서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정부가 1993년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국제협약)에 가입하면서 수출길 마저 막혔다. 사육곰의 법적 신분도 '특수가축'에서 '야생동물'로 바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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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불임 시술과 도축 등을 내용으로 하는 '증식금지 조치'만으로 사육곰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최봉홍 새누리당 의원과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해 각각 발의한 '사육곰의 증식금지·보전 및 용도변경 등에 관한 특별법' 및 '사육곰 관리를 위한 특별법'은 아직도 환노위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이들 법안은 CITES협약의 취지를 살리면서 궁극적으로 한국의 곰 사육을 종식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정부는 농가의 사유재산을 왜 국가가 매입해야 하느냐며 법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다.
현재는 '10년 이상 키워야만 도살이 가능하다'는 조건 때문에 전국 60여개 농가에 살고 있는 1000여 마리의 사육곰은 10년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처지다.
◇입법권으로 통제? '과잉 입법규제' 우려…"견제·감시 강화해야"
이에 따라 국회가 동물, 특히 외래종에 대한 가축 지정을 법으로 규정해야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가 부여 받은 입법권을 통해 행정부의 안일한 외래종 가축 정책을 견제해야 한단 의견이다.
반론도 있다. 과잉 입법규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축 지정까지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행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다.
환노위 관계자는 "국회가 가지고 있는 입법권으로 정부 정책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모든 것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행정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현재도 이뤄지고 있는 국정감사와 상임위 업무보고, 현안보고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정부 정책을 견제, 감시할 수 있다. 현제도 내에서 여론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것이 국회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정부도 외래종에 대한 충분한 연구조사 등을 통한 가축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돼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