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의원자격·세비반납 등 법안계류…통합진보당도 '방어법안' 발의

통합진보당(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선고가 19일 내려진다.
정부는 진보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판단해 헌법재판소에 위헌정당 해산을 제소했다. 이와는 별도로 정당 해산시 소속 의원들의 의원직 박탈 여부도 헌재 판단에 맡겨졌다.
헌재의 결정은 '즉각' 효력을 갖는다. 현행법에 위헌정당 소속 의원직에 관한 규정조차 없을만큼 정당 해산 관련 법체계는 미비한 상태이기 때문에 헌재의 결정은 그만큼 절대적이다. 이에 따라 헌재 선고 이후 정당해산과 관련한 후속 법안 제정 작업과 이를 둘러싼 논란도 예고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위헌정당 해산 시 소속 의원들의 의원직을 상실시키는 내용과 세비를 전액 반납시키는 내용의 법안이 새누리당에 의해 발의돼 계류돼 있다. 통합진보당측에서는 위헌정당 해산 심판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법안을 발의해 놓았다.
◇정당해산 돼도 의원직은 유지? 현행법 공백
지난해 11월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당법 개정안'은 헌재가 위헌정당해산 결정을 내려도 소속 의원 등의 자격 상실 여부에 대한 규정이 없어 발생하는 혼란을 방지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헌재가 해산 결정을 내린 정당의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자격을 상실하도록 명문화했다.
이에 대해 안전행정위 검토보고서에서는 "위헌정당 소속 의원들이 정치활동을 계속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위헌정당 강제해산제도의 내실을 기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헌법 제40조 '대체정당의 금지' 항목에서는 정당이 헌재의 결정으로 해산될 시 그 정당의 강령 또는 기본정책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정당을 창당하지 못하도록 한다. 또 44조에서는 등록이 취소된 정당은 이후 최초로 실시하는 임기만료 국회의원선거일까지 같은 정당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다.
이렇듯 현행법은 위헌정당과 관련해 '의원'보다는 '정당'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의원직 박탈 등 별도 규정은 없어 정당 해산시 '셀프제명'이나 '탈당' 등 방식으로 의원직을 유지하는 꼼수를 부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한층 강화된 법안을 내놨다.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서는 해산결정을 받은 정당에 '소속됐던' 국회의원 및 지방의회의원, 지방자치단체 장의 피선거권을 제한해 자격을 상실하도록 했다. 위헌정당 소속 의원들의 정치활동을 원천 봉쇄하려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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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안에 대해 안행위 검토보고에서는 "당적 이동이 빈번한 현실을 감안할 때 이미 탈당해 다른 정당 당원이 된 경우 오래 전 소속됐던 정당이 위헌정당 해산결정으로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당'이 위헌 판결을 받는 것인만큼 선출직 의원과 비례대표에는 차이를 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의 지지도에 따라 비례대표 자리를 차지한 의원의 경우 의원직 박탈을, 선출직은 의원직 유지가 옳다는 것. 의원직 상실 관련 판단 또한 오는 19일 헌재가 내리고 이는 하나의 판례로 남는다.
◇위헌정당 결정되면 그동안 받은 세비는?
진보당은 지난 1월 정당 보조금 20억7000만원, 6·4지방선거 보조금 33억원, 의원 및 보좌관 세비 30억원 등 총 83억원 가량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2011년 11월 진보당 창당 이후 받은 국가보조금을 모두 더하면 160억원에 달한다.
진보당이 위헌정당으로 지목된 직후부터 "국민 세금으로 준 국가 보조금을 반납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에서 제기됐다. 국회에는 위헌정당이 설립 이래 받은 모든 보조금을 반납하도록 한 법안이 계류중이다.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9월 발의한 '정치자금법 개정안'에는 위헌정당으로 판명돼 해산될 경우 정당 설립 이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지급된 보조금 전부를 환수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현행 정치자금법에서는 정당의 해산 또는 취소 시 보조금 지출내역을 중앙선관위에 보고하고 그 '잔액'만을 반환하도록 하고 있다.
안행위 이창림 전문위원은 "정당 보조금의 잔액이 없는 경우에는 강제 환수가 사실상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했다.
◇위헌정당 여론몰이 억울…진보당 '방어법안' 발의
위헌정당 심판대에 오른 진보당은 일종의 '방어법안'을 내놨다. 오병윤 진보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정당해산심판 절차에서 증거조사가 엄격하게 이뤄지도록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설령 진보당 의원들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더라도 발의했던 법안들은 폐기되지 않고 그대로 계류된다.
현행 제도는 헌재의 판단을 탄핵심판을 제외하고는 민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진보당은 형사소송법이 준용될 경우 소추당한 대상자가 불리한 증거에 대한 반대심문을 할 수 있어 방어권이 보장될 것으로 보고있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해 6월 헌법재판소법 개정자문위원회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의견을 바탕으로 했다.
개정의견에서는 "정당해산 심판절차에서 증거자료 등의 확보를 위해 압수 등이 불가피하게 필요한 경우가 있으나 강제로 확보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정당해산 심판절차에서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목적은 다르지만 '형사소송법'을 준용하자는 결과가 같은 셈이다.
법제사법위원회 강남일 전문위원은 "정당해산심판 절차에 대해 민사소송법을 준용할지 형사소송법을 준용할지 선택하는 것보다 헌법재판소법에 개별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해 두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