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구원, 호프집 창업해 만든 것이?

삼성전자 연구원, 호프집 창업해 만든 것이?

홍재의 기자
2015.05.01 13:53

[인터뷰]비콘 기술 적용한 직원 출퇴근 관리·정산 서비스 '알밤'

김진용 알밤 대표
김진용 알밤 대표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서 친구들과 호프집을 열었죠. 어머니께 말씀 드릴수가 없어 쉬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너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눈치를 채더군요. 그 때부터 회사에 입사하라는 압박이 시작됐죠."

서른 살, 남들은 성공가도라며 부러워 할 삼성전자 연구원직을 입사 3년 만에 내려놓은 사람. 김진용 알밤 대표다. '직장인의 로망' 창업을 위해서였다.

본인 판단에도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부모님께 말씀드리기는 거림직했다. 프랜차이즈 호프집 운영이 그가 목표한 종착지는 아니었지만, 기껏 열심히 가르쳐놨더니 무슨 소리냐'는 반응은 뻔했다. 숨겼던 호프집 창업이 들통 나자 역시나 잔소리가 시작됐다.

사업이 천성이었을까. 김 대표는 사업 시작 1년만에 호프집을 안정궤도에 올려놓았다. 그는 구상대로 사촌동생에게 경영을 맡기고 혈혈단신 IT스타트업을 창업했다.

빠르게 적응했던 호프집 창업과 달리 IT스타트업에서는 오히려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인터넷 웹 서비스 등 3개의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대기업 연구원 출신이라는 명함이 무색할 정도로 출시하는 족족 실패뿐이었다.

그때 김 대표의 머리를 스친 것이 호프집 아르바이트생 관리를 위해 자체 개발해 쓰고 있던 아르바이트생 관리 앱 '알밤'이었다. 일일이 출퇴근시간을 기록하고 정산하는 것이 귀찮아 개발해 쓰고 있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충분히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동안 직원을 관리하는데 써봤기 때문에 효용성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중간 중간 문제가 생길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작업도 진행해 왔다. 문제는 실제 점주들에게 어떻게 알밤을 알리고 이것을 쓸 수 있도록 하느냐는 것.

프랜차이즈 호프집 창업의 경험이 이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본사를 찾아가 각 가맹점에서 알밤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아울러 다른 프랜차이즈까지 소개를 받아 알밤을 공급하고 피드백을 받았다. 창업 프로그램 황금의 펜타곤 본선에 진출한 것도 인지도를 쌓는데 큰 도움이 됐다.

알밤에 근거리무선통신기술인 비콘(Beacon) 기술을 결합하고, 유료 상품 가격을 책정하는 데도 창업 경험이 한 몫 했다. 보통 아르바이트생들의 월 급여를 계산하려면 적어도 매달 1시간의 시간을 투자해야 되는데, 매니저의 월급을 시급으로 계산하면 9000원 대라는 것. 알밤을 사용하면 매달 1시간을 저축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알밤 월 사용료는 9900원이다.

알밤 영업에 나설 때도 '나도 창업을 해봤는데'라는 공감대가 큰 도움이 됐다. 김 대표는 "직접 운영을 해봤다고 말하면, 서로의 고통을 알기 때문에 장벽이 없어진다"며 "알밤의 장점 중 하나는 직원의 출퇴근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점주가 직원을 믿고 마음 편히 바깥일을 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밤은 이미 전국 800여개 매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올해 안에 1000개 이상으로 매장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9월 출시해 6개월이 갓 넘은 서비스라는 점에서 무서운 속도의 성장세다.

그는 "중소사업자의 실질적인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지향점이지만 아르바이트생의 고충도 덜어줄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시키고 싶다"며 "인형 탈, 물류센터, 건설현장 등 수많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본 경험 때문에 근로조건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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