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최대 커뮤니티 서비스 레딧(Reddit)의 파오 엘런 CEO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 했다가 이용자들에게 집단 보이콧 당해 사임한 가운데 새 CEO로 부임한 레딧 창업자 스티브 호프만이 음란·혐오 게시물 규정을 강화할 뜻을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레딧은 자사의 AMA(Ask Me Anything·'무엇이든 물어 보세요') 게시판을 통해 앞으로 레딧은 음란한 내용 및 혐오 표현이 사용된 콘텐츠는 사전에 접근을 허용한 이용자들만 볼 수 있는 옵트인(opt in)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즉 앞으로는 레딧에서 음란·혐오 콘텐츠는 콘텐츠의 접근을 허용한 이용자에 한해 로그인한 상태에서만 공개될 예정이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해온 레딧은 그동안 이용자들이 해시태그로 NSFW(Not Safe For Work·음란물) 임을 표시하기만 하면 모든 이용자에게 접근이 허용됐다. 이에따라 레딧은 음란물은 물론 유명인들의 누드 사진이 유포되는 경로로도 활용돼 논란이 됐다. 특히 초기 비영리 형태에서 벗어나 광고사업을 시작하면서 레딧이 '표현의 자유'를 명분으로 불건전한 콘텐츠를 허용,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014년에 레딧이 거둔 광고 수입은 830만 달러(약 95억원)에 이른다.
호프만은 특히 '여성 강간하기'(Raping Women)라는 이름의 커뮤니티가 금지될 것이라며 "이들은 사람들이 강간을 하도록 부추기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외에 미성년자가 출연하는 음란물, 스팸도 게시가 금지된다.
하지만 혐오 표현의 경우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 레딧의 정화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호프만은 '깜둥이 마을'(Coon Town)이라는 커뮤니티의 경우 "이곳 콘텐츠는 많은 이들에게 모욕적이지만 규칙을 위반하지는 않는다"며 금지 대신 재분류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프만은 혐오 표현에 살해 위협이 포함돼야만 금지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저 사람들이 싫다"는 허용될 수 있으나 "저 사람들이 죽이고 싶을 만큼 싫다"는 표현은 금지된다.
더불어 레딧은 이 같은 음란·혐오 게시물을 이용해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레딧은 "아직 새 정책을 뒷받침할 만한 세부사항들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AMA를 통해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새 정책을 시행하는데 필요한 장치들을 마련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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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새 금지 정책은 기존 정책들을 강화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10일(현지시간) 엘런 파오 전 레딧 CEO는 그의 일방통행식 운영·경영 행태에 불만을 품은 이용자들이 '파오를 해고하라'며 집단 보이콧하면서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파오가 레딧의 산하 게시판 기반 커뮤니티 서브레딧에 간섭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그동안 레딧 경영진은 확실한 불법이 아닌 한 서브레딧의 운영에 간섭하는 것을 극도로 자제했다. 대신 자원봉사 이용자들의 자율적인 자정노력으로 관리돼 왔다.
하지만 파오는 서브레딧의 표현에 대해 자유를 제약했고 특히 서브레딧의 여성 직원 빅토리아 테일러를 아무런 예고나 설명 없이 해고한 뒤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였던 테일러는 레딧에서 표현의 자유의 상징적인 인물로 가장 인기 있는 행사인 AMA를 담당 해왔다. 인터넷 상으로 파오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에 20만 명의 서명이 모이면서 그녀는 결국 레딧을 떠났다.
파오는 "레딧의 CEO로 보낸 8개월 동안 좋은 것과 나쁜 것, 흉한 것을 봤다. 좋은 것은 정말 영감을 줬고 흉한 것은 인간성을 의심하게 만들었다"고 퇴사 소감을 밝혔다.
레딧은 매달 1억6000만명이 방문하는 미국 내 트래픽 1위의 커뮤니티 사이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