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카카오'의 미래]<2>버릴 것과 취할 것 구분한 김범수 전략

다음카카오가 23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뉴 카카오’ 시대를 선언했다. 브랜드 로고도 새롭게 공개했다. 예전에 카카오의 브랜드 상징색이었던 노란색을 다시 전면에 내세웠다.
합병 후 1년은 과도기였다. 여전히 다음 출신과 카카오 출신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이야기가 양쪽 출신 직원들로부터 들려왔다. 김범수 의장이 사명을 변경하고 새 경영진을 선임한 것은 지난 1년 동안 제도적인 통합을 다 이뤘다는 뜻이다. 또한, 노란색의 카카오로 회귀나 김 의장이 설립한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출신의 임지훈 신임 대표 선임이 의미하는 바는 이제 과거를 지우고 미래의 카카오 브랜드를 중심으로 나가겠다는 선언이다.
◇모바일-카카오, 인재·사용자 기반-다음… '미래' 위해 합치다
지난해 5월, 카카오는 ‘카카오 게임하기’ 이후의 수익원 확보에 고민이 컸다. 2013년 매출 2108억원, 영업이익 658억원으로 전 년도에 비해 매출은 5배, 영업이익은 9배 정도 성장했지만, 전망은 결코 장밋빛은 아니었다.
매출의 약 80%가 게임에서 나오고 있었다. 신규 서비스 중 카카오톡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거둔 서비스는 없었다. 성공이라 부를 만한 서비스는 ‘카카오스토리’ 정도였다. 초기 부진했던 ‘카카오페이지’를 집념으로 살려내고 있었고, 카카오톡 내 채팅플러스 서비스는 사실상 종료했다.
지도 기반 서비스 ‘카카오플레이스’, 스마트폰 런처 ‘카카오 홈’,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카카오그룹’ 등을 잇달아 선보였지만, 업계의 ‘미풍’ 정도로 그쳤을 뿐이었다.

이런 와중에 모바일 시대를 고민하는 대형 IT 기업이 있었다. 네이버에 크게 뒤진 포털 업계의 2위 다음커뮤니케이션. 2013년 5308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들은 모바일 대응에 거의 손을 놓는 분위기였다. ‘다음지도’ ‘마이피플’ 등이 스마트폰 초기 시장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성공한 서비스는 없었다.
그 흐름대로라면 2015년쯤 카카오에 매출 규모로 뒤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형성됐다. 실적발표 때도 다음은 미래 기대할만한 신규 서비스 설명보다는 포털 사이트 내 ‘신규 광고 서비스’ 소개나 광고기법 고도화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카카오는 ‘미래’가 있었으나 인력과 안정적인 수익기반이 부족했고, 다음은 인재와 사용자 기반 포털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미래가 없었던 시기였다. 김 의장은 ‘합병’을 제안했다. 당시 다음의 시가총액은 1조원 정도였다. 카카오의 기업가치는 4조원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상장을 준비하고 있던 카카오가 자연스레 우회 상장하는 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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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력 확보한 카카오, 제 2의 도전 나선다

카카오 고위관계자는 합병 배경에 대해 “김 의장에게는 다음의 경험 있는 인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합병 당시 다음은 1600여명, 카카오는 600여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카카오의 직원 수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였다. 카카오는 ‘인력 블랙홀’이었지만, 한명씩 채용을 늘려나가는 데 한계가 있었다.
김 의장은 다음 인수로 1600명의 경험 있는 IT 전문가들을 확보하는 동시에 포털 사이트 ‘다음’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다음은 카카오가 반드시 접목해야 할 ‘검색’과 ‘광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었다. 20년 가까이 쌓아온 이용자층도 탄탄했다. 지난해 선보인 ‘샵검색’이나 ‘카카오채널’ 등은 합병 후 처음으로 보여준 시너지의 산물이다.
동시에 카카오는 경쟁력 없는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합병 다음에서 취할 것과 버릴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업계에서 평가하는 임 대표는 ‘따뜻하지만 맺고 끊음이 분명한 리더’다. 업계에서는 지난 1년간 균형에 초점을 맞춘 카카오가 냉철한 회사로 거듭날 것으로 예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