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한상균 구속 후 첫 집회 '3차 총궐기'도 불허 방침

[단독] 경찰, 한상균 구속 후 첫 집회 '3차 총궐기'도 불허 방침

신희은 기자
2015.12.14 05:20

"고엽제전우회·경우회 등 보수단체와 집회 중복 이유로 금지통고할듯"

지난 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2차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2차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찰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 이후 첫 대규모 집회인 오는 19일 '3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또 다시 전면 불허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2차 집회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됐지만 폭력시위가 발생한 지난달 1차 집회 참가단체들이 그대로 3차 집회에 참여한다는 이유에서다.

53개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경찰이 이번에도 집회를 불허하면 재차 집회금지통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맞서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이 집회 진행을 둘러싸고 또 한 번 법정다툼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3일 "2차 집회에 대한 법원의 허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민중총궐기 주최 측이 추진 중인 3차 집회신고에 대해서도 불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번 집회는 중복 신고가 들어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8조를 근거로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집시법 제5조와 12조를 근거로 2차 집회 신고에 대해 금지를 통고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집회가 정상 진행된 바 있다.

집시법 5조는 집단적인 폭행·협박·손괴·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 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경우, 12조는 주요 도시·도로의 교통 소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경찰이 집회를 금지 혹은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당시 서울행정법원은 행정6부(부장 김정숙)는 지난달 1차 대회가 민주노총 주도로 열렸다고 해서 2차 대회에서도 집단적인 폭행이 발생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고, 주최 측이 질서유지인 300명을 두고 평화로운 도로행진을 하겠다고 밝힌 점 등을 감안해 교통 소통을 이유로 한 집회 금지도 타당치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경찰은 이번 3차 집회는 법원이 금지 근거로 인정하지 않은 집시법 제5조와 12조 대신 제8조를 근거로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집시법 제8조는 '집회·시위의 시간과 장소가 중복되는 2개 이상의 신고가 있는 경우 그 목적이 서로 상반되거나 방해가 된다고 인정되면 뒤에 접수된 집회·시위의 금지를 통고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주최 측은 오는 19일 서울역과 서울광장 일대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를 마쳤다. 하지만 같은 날짜, 같은 장소에 수차례 맞불 집회로 주최 측에 맞서 온 고엽제전우회, 재향경우회 등 보수단체들이 이미 집회 신고를 해둔 상태다.

경찰은 양측이 같은 공간에서 집회를 벌일 경우 충돌하거나 서로에게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집시법 제8조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최 측 관계자는 "3차 집회신고를 서울역과 서울시청광장으로 했지만 먼저 신고한 단체들 때문에 2차로 접수가 됐다"며 "두 곳 모두 집회 개최가 불가능해지면 광화문 광장에서 문화제를 여는 등의 대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3차 집회 불허와 별도로 2차 집회를 허용한 법원의 결정에 대해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고 본안 소송에서 집시법 위반 여부를 적극적으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법원의 주최 측 가처분 신청 인용과 관련, "이런 경우가 아니면 어떻게 금지통고를 하느냐"며 "법원의 인용 결정에 이견을 갖고 있어 본안 소송에서 이번 결정의 부당성을 공격적으로 다투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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