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원구역' 지정 난개발 막고 사유지 매입 추진

서울시가 4년 후 도시계획시설 지정이 자동 해제되는 공원, 도로 등 장기미집행시설에 대한 대응 매뉴얼 마련에 나섰다. 지정 해제 이후에도 사실상 개발이 불가능한 곳은 그대로 두고 그렇지 않은 곳은 시가 사들이거나 도시공원구역으로 지정, 개발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도로, 공원, 학교 등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재정비계획 마련에 착수했다. 오는 2020년 자동 실효에 앞서 미집행시설 현황을 점검하고 재정비기준을 마련해 난개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판단이다.
도시계획시설 지정 이후 10년 이상 개발되지 않고 있는 서울시내 장기미집행시설은 총 1287건, 103.08㎢에 이른다. 특히 미집행시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원의 경우, 전체 96.52㎢ 중 42.6%(40.3㎢)가 사유지다. 이 때문에 대비책 없이 시설 지정이 자동 해제될 경우, 공원 안에 단독주택이나 종교시설, 요양원 등이 들어설 수 있어 난개발과 함께 공공성 훼손이 우려된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과거 1970년대 도시화 과정에서 도시 정비와 보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개발사업진행능력이나 재정적 고려없이 무분별하게 지정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지난 1999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정을 내리면서 불거졌다. 당시 헌재는 시설 내 사유지에 대한 과도한 재산권 행사 침해를 이유로 위헌 판정을 내렸고 이어 정부도 2003년에 시설 지정 20년이 지나면 자동 해제되는 일몰제를 도입했다. 일몰이 첫 적용되는 시기가 2020년 7월1일이다.
이에 시는 2020년 자동실효 전 미집행시설 전반에 대한 재검토와 재정·제도적 정비방안을 마련, 난개발을 막고 계획적 개발을 유도할 방침이다. 그린벨트나 군사시설보호구역, 문화재보호구역, 자연녹지지역 등 용도 규제로 묶여 있는 지역은 큰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난개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시는 우선 이달 중으로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집행 시설별 재정비기준과 단계별 집행계획 수립에 나설 예정이다. 시설 내 사유지에 대한 매수청구제도 개선과 함께 미집행시설 일대를 도시공원구역으로 지정해 임의 개발행위를 막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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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사유지를 매입하지 않고 도시공원으로 전환할 경우, 기존 재산세 50% 감면 혜택이 사라지는 만큼 감면 혜택을 계속 부여할 수 있도록 관련법령 개선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산세 감면 등 제도를 보완하지 않으면 개발행위는 억제해 놓고 세금만 두 배로 물리는 꼴"이라며 "사유지 매입을 위한 재정지원 외에도 세금 50% 감면 혜택을 계속 줄 수 있도록 제도개선 방안을 중앙부처에 건의 중"이라고 말했다.
시는 또 사유지 매입을 위해 중앙정부에 재정 지원도 요청할 예정이다. 서울시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미집행 공원 사유지에 대한 보상액은 공시지가 기준으로만 약 3조8000억원에 육박한다. 실제 보상을 위해선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시 요구대로 보상금액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며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확답을 주지 않은 상태다.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공원은 사유지가 있더라도 사회적 공공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시설 지정이 해제됐다고 다 풀어서 개발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필요하다면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여론 수렴 절차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