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정보유출에 음란물까지, 막가는 인스타그램

묻지마 정보유출에 음란물까지, 막가는 인스타그램

김평화 기자
2016.09.02 05:02

미성년자 나체사진 무방비 노출…경찰 "추적 검거 나설 것"

음란 게시물 아래 특수문자·상형문자로 달려 있는  '일탈 코드' 해쉬태그들(왼쪽 첫번째), '일탈 코드'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음란 게시물들(가운데), '일탈 코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오프 만남' 유도 글 /캡쳐=인스타그램 애플리케이션
음란 게시물 아래 특수문자·상형문자로 달려 있는 '일탈 코드' 해쉬태그들(왼쪽 첫번째), '일탈 코드'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음란 게시물들(가운데), '일탈 코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오프 만남' 유도 글 /캡쳐=인스타그램 애플리케이션

'강남패치'·'한남패치' 사건으로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사진·동영상 공유 SNS)이 음란물의 장(場)이 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별다른 제제 없이 자신의 특정 신체 부위를 노출하는 소위 '일탈족'이 기승을 부린다. 일부 '일탈족'은 오프라인 만남도 즐긴다.

1일 오후 현재 인스타그램 검색창에 해쉬태그(단어 앞에 '#'을 붙여 같은 주제의 게시물들을 연결시키는 것)를 걸고 '#일탈'을 입력하면 '게시물 없음'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페이스북이 이 해쉬태그가 음란물과 연결된다는 점을 파악하고 검색을 차단해 놨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탈족들은 각종 편법으로 단속을 피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입력하기 어려운 특수문자나 상형문자를 이용해 해쉬태그를 만들고 이를 서로 공유한다. 이른바 '일탈 코드'다. 검색창에 이 해쉬태그를 입력하면 곧바로 다른 음란물들로 연결된다.

또 부계정을 미리 만들어놓고 원래 계정이 막힐 경우를 대비하기도 한다. 음란물 게시 사실이 적발돼 인스타그램 운영진으로부터 계정 차단을 당하더라도 새로운 계정으로 활동하는 식이다.

최근 유흥업소 종업원들이라며 타인 개인정보를 무차별 폭로한 SNS 계정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운영자가 검거된 데 이어 또 다른 악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관음증과 노출증, 주목받고 싶은 욕구의 결합이 일탈족 현상의 근본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엔 감시받는 것보다 존재감이 없는 것을 더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SNS 등에서 스스로를 유명인처럼 만들려는 욕구가 강해졌다"며 "타인으로부터 주목받으려는 욕구를 충족시킬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노출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강남패치·한남패치 경우도 마찬가지로 원한과 증오에 가득 찬 사람들에게 먹잇감(타인 개인정보)을 던지면서 주목받고 쾌감을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목받는데 반해 실제 노출되는 개인 정보가 적다는 점도 악용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실명이나 나이를 공개하지 않아도 가입 가능하다.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인 이미지 공유 기능은 음란물 유포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음란물이 미성년자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점이 문제다. 게시물을 보기 위해 성인인증이 필요한 성인사이트와 달리 해쉬태그만 입력하면 누구든 쉽게 음란 게시물에 연결된다.

인스타그램 운영진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담당 직원들이 매일같이 음란 게시물을 찾아 신고하면 회사에서 계정을 차단하고 관련 해쉬태그를 차단하는 등 조치를 취하는 중"이라며 "하지만 '일탈족'들이 '일탈코드'를 어떻게 바꿀지 예측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위법성이나 불법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어 경찰에 따로 신고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일탈족의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다. SNS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음란한 영상이나 사진 등을 유포하는 자는 정보통신망법 상 형사처벌 대상이다. 미성년자는 형사처벌은 받지 않더라도 교육이나 선도를 받을 수 있다. 일탈 코드로 게시물을 검색하면 자신이 미성년자임을 밝히는 이용자들이 종종 눈에 띈다.

경찰 관계자는 "미성년자는 음란물을 올리는 것이 위법이라는 자체를 모를 수도 있다"며 "아동음란물이 게시됐을 경우 해외 SNS라도 지금 당장 수사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성인음란물은 해외와 법이 달라 SNS 운영사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텀블러 등 각종 SNS가 본래 목적과 다르게 악용되는 사례가 많은데 위법성을 판단해 추적·검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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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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