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에 유출된 문서도 대통령 기록물?

최순실에 유출된 문서도 대통령 기록물?

이미호 기자
2017.03.1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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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보존기간·지정권한 논란 '점입가경'…"현행법상 黃 권한대행에 권한" vs "향후 검찰수사 방해 등 우려"

12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 봉황기(태극기 오른쪽)가 내려져 있는 모습.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선고로 이날 오후에 봉황기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뉴스1
12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 봉황기(태극기 오른쪽)가 내려져 있는 모습.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선고로 이날 오후에 봉황기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뉴스1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청와대에 남아 있는 대통령기록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 연설문 등이 최순실(61·구속 기소)측에 유출된 혐의가 있는 상황에서 어디까지를 기록물로 봐야 할지, 또 파기 우려는 물론 기록물 보호기간을 누가 결정해야 할지를 놓고 논란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12일 법조계와 정치권, 정부 등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자유롭게 가지고 나갈 수 있는 건 대부분 개인 물품이다. 하지만 국무회의 자료와 각종 인사기록, 청와대 방문일지, 대통령 연설문, 업무에 활용했던 수첩 등은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반출할 수 없고 파기해서도 안 된다.

대통령기록물 대상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최씨 쪽으로 건너간 '기밀 유출'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사인(私人)에게 이미 다 넘어간 내용을 과연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해야 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게다가 정확하게 어떤 내용이 얼마나 유출이 됐는지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향후 변수가 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차기 대통령이 어떤 행정이나 정책을 소신껏 펼칠 수 없다는 점에서 전직 대통령 기록물은 상당기간 유출되지 않았다"면서 "그게 바로 대통령기록물법의 기본정신인데 최순실쪽으로 건너간 내용들은 이미 그 취지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기록물 보호기간을 누가 정할 것이냐도 문제다. 기록물 보호기간은 원래 대통령이 지정하도록 돼 있지만, 대통령직이 박탈된 상태에서 보호기간을 지정할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해석이 필요하다.

대통령기록관은 이 권한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있다고 본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제2조에 따르면 대통령의 범주에 대통령, 대통령 권한대행, 대통령당선인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이 기록물 보호기간을 지정하게 된다면 향후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에 '수사 방해' 요소로 작용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황 권한대행이 보호기간을 지정할 경우 수사나 재판과 관련된 기록뿐만 아니라 다른 정보공개소송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기록전문가협회는 최근 논평을 내고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지정기록물 지정이 불가능하므로 현 상태 그대로 이관해야 한다. 권한대행이 대통령지정기록물을 지정하는 것은 '탈법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됐음에도 불구하고 삼성동 사저로 바로 이동하지 않은 것을 두고 '대통령기록물 훼손 가능성'을 제기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퇴거할 때 기록물을 파기하거나 반출해서 가져가는 일은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도 "박 전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보여 온 수사방해 행태를 볼 때 대통령 기록물과 청와대 비서실의 기록물을 훼손하거나 은닉할 개연성이 매우 크다"면서 "대통령 기록물에 손대지 말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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