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폭등에 테슬라 AI 칩셋 램 용량 삭감…"소비자들 잊지 않을 것"

AI(인공지능)와 휴머노이드, 우주 로켓 등 미래 산업 개척을 주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과 관련해 연일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218,000원 ▲2,500 +1.16%), SK하이닉스(1,277,000원 ▲5,000 +0.39%) 등 공급업체들을 상대로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엑스 게시글에서 2029년 한국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생산 과잉 문제에 직면할 수 있음을 지적한 국내 한 칼럼 내용을 공유하며 "중국이 2028년에 아주 많은 양의 램(RAM·랜덤액세스메모리)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11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의 인터뷰 영상에 "문제는 램 공급"이라는 답글을 달았다. 이 영상에서 아몬 CEO는 인터넷 연결 없이 스마트폰에서 매개 변수 1000억개 규모의 AI 모델을 자체 구동하는 것이 업계 목표라고 말했는데 머스크 CEO가 메모리 공급난이 해결되지 않으면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고 지적한 것.
12일엔 "5세대, 6세대 저전력D램(LPDDR)은 중국이 손쉽게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PDDR은 주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범용 램 제품으로, 최근 창신메모리(CXMT) 등 중국 업계가 이 부문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올리고 있다.
13일에는 "마이크론은 메모리 가격 협상에서 합리적 태도를 보였지만 다른 기업들은 갈취(extortionate) 수준"이라며 "소비자들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머스크 CEO가 기업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에선 머스크 CEO가 반도체 공급난과 가격 상승을 의식해 마이크론과 함께 3대 메모리 반도체 공급자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한다.
트렌드포스 자료에 따르면 범용 제품인 2GB짜리 5세대 DDR 현물가는 지난해 9월 개당 6달러 중반이었으나 지난달 개당 55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머스크 CEO는 이달 초 테슬라 자율주행 차량과 차세대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에 탑재되는 칩셋 AI5, AI6의 램 용량을 줄였다고 밝혔다. 칩셋에 탑재되는 양을 줄여야 할 정도로 반도체를 구하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머스크 CEO는 "옵티머스 생산에 필요한 램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내년 여름부터 옵티머스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머스크 CEO가 이런 맥락에서 중국 공급량 확대를 언급,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 계약은 향후 반도체 가격 변화와 무관하게 가격을 고정하고 대금 일부를 선수금으로 받는 장기공급계약(LTA) 형태로 상당 부분 진행되지만 추후 가격 협상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다.